영화"지독한 사랑"삽입곡 김지연씨 연주 무단사용 말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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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오는 15일 개봉예정인 강수연 주연의 영화 『지독한 사랑』(감독 이명세.제작 씨네2000)의 음악을 맡은 송병준(작곡가)씨가 최근 국내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재미 바이올리니스트김지연씨의 연주를 사전 허락없이 영화 사운드트랙 에 무단 사용해 물의를 빚고 있다.
지난 4월말 프랑스내셔널오케스트라와 협연차 내한,MBC-TV『문화스페셜』에 출연한 金씨는 MC인 宋씨의 제의를 받고 압구정동에 있는 宋씨의 스튜디오에서 1분20여초짜리 음악을 1시간동안 녹음했다.
그후 金씨는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김지연씨 영화음악 사운드트랙 녹음해 화제」라는 보도를 접한 후 아무런 사전 통보없이자신의 음악을 사용한 宋씨측에 몇차례에 걸쳐 자신의 녹음을 빼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宋씨가 『이미 영화제작이 완료된 상태라 어쩔 수 없다』며 모호한 태도를 보이자 金씨가 명예훼손 등의 이유로 손해배상 청구소송까지 불사하겠다고 나선 것.
영화사측은 金씨의 녹음 사실을 언론에 흘려 마치 제작비를 많이 들인 것처럼 홍보했지만 정작 영화 자막에는 金씨의 이름이 나오지 않는다.
金씨는 『미국에서는 방송국에서 녹음하더라도 방송전에 반드시 통보가 온다』며 『돈이 문제가 아니라 처음 만난 사이인데 남의연주를 함부로 써도 된다는 태도에 배신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한편 宋씨는 『친한 사이라면 유명 연주자들이 무료로 연주하는게 국내의 관행』이라며 『유명 연주자인 金씨에게 시간당 20만원의 녹음비를 적용해 돈을 줄 수는 없었다.어쨌든 「녹음해도 된다」는 말을 「영화에(무료로)사용해도 된다」는 뜻으로 오해한것은 실수였다』고 말했다.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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