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시절 미국 여성과 약혼-시라크 프랑스 대통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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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이 젊은 시절 한 미국 여성과 열렬한 사랑에 빠져 약혼까지 했던 사실이 밝혀져 화제가 되고 있다. 프랑스 대중잡지 파리 마치는 최근호에 시라크 대통령의 미국유학 당시 연인이었던 플로렌스 허릴리(60.사진)라는 미국 여인과의 단독 인터뷰를 실었다.
두 사람의 러브스토리는 시라크가 지난 53년 여름 하버드 대학생 시절 부업으로 허릴리에게 라틴어를 가르치면서 시작됐다.프랑스를 동경하던 18세의 학생 허릴리는 「매일 꽃다발을 바치는」 20세의 청년 시라크와 사랑에 빠진지 한달만에 결혼을 약속했다. 파리로 돌아가기전 시라크는 미 대륙 여행을 떠나면서 한달뒤 허릴리와 워싱턴에서 만나 함께 파리로 가 결혼식을 올리기로 다짐했다.
그러나 허릴리는 약속 장소에 나타나지 않았다.허릴리는 미국 남부의 엄격한 집안 딸로 그녀의 부모는 프랑스인과의 결혼을 반대했기 때문이다.이튿날 두 사람은 전화로 이별을 했고 이후 42년간 단 한번의 만남도 없이 입을 굳게 다물어왔 다.
허릴리는 인터뷰에서 『시라크는 내게 키스를 가르쳐준 첫사랑이었다』며『그때가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시절』이라고 회고했다. 한편 시라크 대통령도 조지 부시 전미국대통령에게 몰래 허릴리의 행방을 찾아달라고 부탁했었으나 실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남부 캘리포니아에서 부동산 회사를 운영하는 허릴리는 2년전 이혼,혼자 살고 있으며 전 남편과는 두 자녀를 뒀다.
파리=고대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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