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 오늘 院구성 강행 방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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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원(院)구성에 실패한 국회는 7일에도 파행을 면치못할 것같다. 야당의 기습 산회에 허를 찔린 여당은 의장단 선출을 단독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더욱 굳히고 있고,야당은 5일의 기세를 몰아 실력저지를 다지고 있기 때문이다.쌍방은 감정까지 격앙된 상태여서 당분간 협상은 어려워 보인다.
◇여당=신한국당은 예정대로 7일 의장단 선출을 단독으로 강행할 방침이다.그러나 고민이 적지않다.지도부는 물론 당전체가 말못할 집단 스트레스를 받고있는 분위기다.
우선 신한국당이 시도할 의장단 선출이 성공하기에는 걸림돌이 너무 많다.의원들이 줄지어 기표소로 나가 차례를 기다려야 하는의장단 선출은 한시간 이상 소요된다.야당의원들이 실력저지에 나서면 도저히 성사될 수 없다.
더구나 김허남(金許男)의장직무대행이라는 난데없는 암초가 버티고 있다.신한국당은 7일 고위당직자회의.의총을 열어 『金의장대행의 5일 산회권 행사는 월권이자 위법행위』라며 단독강행의 명분을 재확인할 터이지만 金의장대행의 법적 사회권마 저 문제삼을수는 없는 상황이다.
신한국당은 형식적으로나마 金의장대행의 사회와 선출협조를 요구할 방침이나 막상 그가 의장석에서 의사진행을 방해(?)하면 속수무책이다.은근히 그가 나타나지 않기를 바라는 심정인 셈이나 다음 최고령인 김명윤(金命潤)의원이 사회봉을 잡는 다고 해도 야당의 실력저지에 대한 대책은 막막하다.
그럼에도 여당이 7일 의장단 선출을 강행하려는 데는 숨은 뜻이 있다.거듭되는 파행의 모습이 비춰지면 야당에 대한 비판여론이 서서히 증가한다는 것이다.그리고 결국 해결의 실마리가 나타날 것이라는 고려다.
강삼재(姜三載)총장은 『절차적인 면에서 우리당의 대응방식이 다소 미숙했지만 우리가 정치적 부담을 떠맡거나 손해를 본다고는생각지 않는다』고 했다.
신한국당은 7일 의장단 선출에 실패할 경우 본회의장에서 농성을 하고 8일 다시 의장단 선출을 시도할 예정이다.끝까지 「국회를 열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다.
◇야당=국민회의와 자민련의 입장은 간단하다.金의장대행의 산회선포는 적법하므로 만일 여당이 7일 투표를 강행하면 실력저지한다는 것이다.이를 위해 양당의 총장.총무들은 휴일인 6일 서울시내 호텔에서 만났고 7일 오전에도 재차 회동한다 .양당은 또7일 각각 의원총회를 열어 소속의원들의 결속을 다지는 한편 양당 합동의총이나 간담회등도 준비하고 있다.
야당은 무엇보다 의장단 선출이 의사봉을 두드려 통과시키는게 아니라 직접 투표를 해야한다는 사실에 느긋해한다.
국민회의 박상천(朴相千)총무는 『여당이 투표를 강행해도 야당의원들이 기표소 앞에서 이를 막으면 투표 자체가 불가능하다』고말했다.국민회의는 이를 위해 의원들을 5개조로 편성해 놓기까지했다. 야당은 또 여당의원 1백51명중 서너명만 이탈하면 과반수 미달로 여당이 1차투표에서 의장선출을 못하는 「망신」을 당할 것이란 계산도 한다.『신한국당내 민정계 의원들내에서 분명히동요가 있을 것』이라고 장담하기도 한다.야당의 또다른 전략은 「김허남 카드」의 재사용이다.여당이 단독으로 임시회의를 열어도최고령자인 金의원을 다시 의장직무대행으로 뽑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그래서 金의장대행이 회의를 지연시키면서 장내소란을 이유로 다시 산회를 선포하는 방법등이 있다 는 것이다.
자민련 이정무(李廷武)총무는 또 『만일 여당이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단독 의장선출을 하면 의장선출무효 가처분소송을 내고 장외투쟁을 강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혁.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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