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러·인도 급부상이 가장 큰 도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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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미국의 가장 큰 도전은 중국·인도·러시아의 급부상이다. 미국은 유럽과의 동맹 복원으로 맞서야 한다.”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中이 26일 콜로라도주 덴버에서 열리고 있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 후보의 부인 미셸 오바마左와 반갑게 인사하고 있다. 카터 전 대통령 옆에 부통령 후보 조셉 바이든右이 보인다. [덴버 AFP=연합뉴스]

미국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대선 후보가 집권할 경우 대외정책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되는 조셉 바이든 부통령 후보가 외교 비전을 밝혔다. 지난 6월 6일 ‘미국·이탈리아 위원회’에서 ‘미국의 대외정책, 어떤 길을 택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한 연설에서다.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은 27일 바이든의 연설 전문을 소개했다. 다음은 요약.

◇21세기 미국의 위협은 아시아=미국은 (조지 W 부시 대통령 행정부가 내렸던) 안보 위협의 정의를 확 바꿔야 한다. (알카에다와 같은) 극단주의 세력과 대량살상무기 확산도 문제지만 21세기 미국이 당면할 최대 도전의 하나는 중국·인도·러시아의 부상이다. 지난 50년 동안 미국과 유럽은 사치스러운 생활 수준을 유지했지만 이젠 어렵게 됐다. 중국인과 인도인은 미국이 과거 번영했던 방식을 그대로 따라오면서 당시 미국인들보다 훨씬 더 오래, 열심히, 값싼 임금을 받으며 일하고 있다. 50년 안에 세계의 경제 중심은 동방(아시아)으로 넘어갈 게 분명하다.

또 하나의 큰 위협은 고유가다. 내가 상원의원으로 일해온 지난 35년 동안 미국의 중동산 석유 의존도는 위험 수준을 넘어섰다. 유가가 배럴당 200달러를 넘을 경우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은 사흘치 석유 판매분으로 제너럴 모터스(GM)를 인수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중동 민주화 등 외교 목표를 달성하기란 불가능하다.

◇대서양동맹 복원해야=미국은 유럽과의 정치·군사·경제 동맹을 전면 강화해 이 같은 위협을 막아야 한다. 위협이 중대하고 복잡해 미국과 유럽은 다툴 여유가 없다. 둘은 스마트파워를 발휘해 국제사회의 안보를 유지해야 한다. 특히 유럽은 경제 지원 등 ‘당근’으로만 문제 국가들을 설득할 수 있다는 착각을 버리고 미국이 국제 질서 수호를 위해 힘을 쓸 때 기꺼이 협조해야 한다. 이라크 전후 처리, 이란 핵 문제에서 특히 그렇다. 또 미국과 유럽은 중국의 부상을 위기 아닌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

중국은 고도의 경제 성장에도 불구하고 1인당 국민소득 순위는 아프리카의 빈국 말리와 비슷한 100위에 불과하다. 또 매년 2000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해야 성장 동력을 유지할 수 있다. 반면 미국과 유럽은 아직도 세계경제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은 강력한 무기인 ‘인간자본(human capital)’과 신기술개발에 집중해 세계의 소비시장을 유지하고 (중국·인도의 부상으로) 10억 명 넘게 출현한 전 세계 구직자들을 먹여 살릴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강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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