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달라져야한다>8.날치기와 실력저지-전문가 개선대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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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전문가들은 날치기와 실력저지를 막기 위해선 우선 각 당과 국회의원들의 인식전환이 가장 시급하고 더불어 제도적 장치의 필요성에도 입을 모은다.
이종률(李鍾律)국회사무총장은 『지금까지 날치기는 당내 지도부가 밀실에서 결정한 내용을 소속 의원들에게 일방적으로 지침을 하달하는 구도 속에서 이뤄진 것』이라며 『의원들이 당내 민주화를 통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다면 날치기 는 원천적으로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현재와 같이 정당의 규율이나 내부 질서가 지나치게 경직성을 보인다면 의원들의 창의성이 발휘되지 못하고 날치기와 실력저지는계속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고려대 김병국(金丙國.정치학)교수는 『의원들이 법안문제를 법안으로만 다루지 않고 정치적 투쟁의 연장선에서 생각한다면 15대 국회에서도 날치기는 계속될 것』이라며 『15대 국회에 대거진출한 정치 신인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다.
제도적 장치의 필요성도 제기된다.
서울대 박찬욱(朴贊郁.정치학)교수는 『국회의장단이 정당의 규율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것이 사실』이라며 『국회의장의 임기를 현행 2년에서 4년으로 늘리고 당적을 이탈시켜 중립성을 보장해주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이 경우 정당들은다음 선거에서 의장선거구엔 공천자를 내지 않아야 한다.
그는 또 『현실적으로 논쟁이 있을 수 있겠지만 「의사절차를 준수하지 않고 통과된 법안은 원칙적으로 무효처리한다」는 선언적내용을 국회법안에 포함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회의장 내에서의 무질서를 차단하기 위한 보다 구체적인 방법도거론된다.
연세대 최평길(崔平吉.행정학)교수는 『여러 선진국에서 실시하고 있는 것처럼 중요한 회의장면을 텔레비전으로 생중계한다면 국민들이 여야 어느 쪽이 잘못하고 있는 지를 직접 심판할 수 있다』며 『여야는 서로 자제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 한다.
숙명여대 박재창(朴載昌.정치학)교수는 『모든 의결안건에 대해해당 위원회에서 공청회를 열어 서로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는 방안이 모색돼야 한다』며 『공청회 제도와 찬반토론.독회제도가 제대로 활용만 된다면 날치기와 실력저지는 충분히 막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박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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