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순 이철수대위 소지품 58점 공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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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25일 오전 국방부 청사에서 공개된 李철수대위의 소지품(24종 58점)은 대부분 우리나라 50,60년대 수준으로 조악해 보였다. 소지품 가운데 지난 50년대 제작된 소련제 헬멧에는 여러 사람이 사용한 듯 여러개의 이름이 여기저기 적혀 있었다.
조종사가 시력보호를 위해 사용하는 바이저에는 흠집이 많이 생겨잘 보이지 않았다.
조종복은 우리의 원피스형과 달리 상.하의로 분리된 투피스형으로 우리나라 70년대 수준.공중기동때 피가 아래로 쏠리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입는 G 슈트는 60년대 것으로 무척 낡아 보였다. 백두산 권총은 지난 84년 제작된 신형 군관용으로 9㎜ 실탄 15발이 든 탄창을 결합할 수 있는데 이 권총이 우리나라에 입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백여장 분량의 조종사 수첩에는 86장에 걸쳐 미그기 조작.
비행방법.고장시 응급처치 등 교범내용,황주.곡산등 인접기지로 비행할 때의 방향각 등 李대위가 직접 쓴 깨알같은 글씨가 빽빽이 적혀 있었다.
관심을 끈 것은 흰색 광목천으로 된 발싸개 1조(2장)로 李대위가 양말 대신 사용했던 것.李대위의 손목시계에는 「92.4.25」라는 숫자가 적혀있어 북한군 창군 60주년 기념 하사품으로 받았음을 알 수 있었다.
李대위의 가족 사진에는 「영원히 추억속에」라는 글귀가 적혀 있었다.
김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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