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DHL설립자 힐블럼 사후 親子확인訴 빗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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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세계적 택배회사인 미국 DHL의 공동창업자이자 대주주였던 래리 리 힐블럼이 지난해 비행기사고로 사망한 사건은 충격적이었다.당시 52세였던 힐블럼은 2차대전때 유행했던 타입의 수상비행기를 몰고 태평양을 건너다 목숨을 잃었다.
그의 사후 그가 남긴 5억달러 가량의 재산을 둘러싸고 그동안베일에 쌓였던 힐블럼의 사생활이 밝혀지면서 더욱 충격적인 사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힐블럼은 유독 건강을 챙기는 인물이었다.담배는 피우지도 않았으며 술은 절제해 마시고 친구들에게는 치즈버거를 먹는 것이 건강에 좋지않다고 나무라기까지 했다.
반면 그는 앞뒤를 가리지 않을 정도로 무모하고 경솔한 면이 있었다.면허없이 비행기를 몰고다니는 버릇이 대표적인 사례다.그런 탓에 힐블럼은 이미 93년에도 큰 사고를 당한 적이 있었다.당시 사이판 인근 섬 상공을 비행하다 엔진이 고 장나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졌다.
힐블럼은 81년 이래 대부분의 시간을 태평양을 배경으로 낚시.골프.비행 등 취미생활로 소일했다.독신자였던 그는 사생활이 문란해 많은 여자와 염문을 뿌렸다.그것도 주로 그가 머물렀던 태평양상의 현지 원주민 출신 10대소녀들과 어울렸 던 것으로 알려졌다.이와 관련,태평양의 일부 섬과 필리핀에서 얻은 자식만도 여럿이라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현재 그는 그 대가를 톡톡히치르고 있다.힐블럼이 거액의 유산을 남긴채 갑자기 세상을 떠나자 그의 주변에는 유산상속을 요구하는 친자확인소송이 쏟아지고 있다.특히 최근에는 열세살때 첩으로 들어가 힐블럼이 죽기 두달전 임신했다며 마닐라에서 소송을 내는 일까지 벌어져 주위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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