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한방’이 일본야구 침몰시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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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야구 대표팀 이승엽이 22일 일본과의 준결승전에서 8회 말 역전 결승 투런 홈런을 날린 뒤 1루 베이스를 돌고 있다. 더그아웃에서 일본 선수들이 지켜보고 있다. 한국은 일본을 6-2로 제치고 올림픽 야구 사상 처음으로 결승전에 진출했다. [베이징=연합뉴스]

‘국민 타자’ 이승엽(32·요미우리)이 통쾌한 역전 홈런으로 일본을 무릎 꿇리고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한국을 결승으로 끌어올렸다.

김경문 감독(두산)이 이끄는 야구 대표팀은 22일 베이징 우커쑹 메인 구장에서 벌어진 준결승전에서 8회 말 터진 이승엽의 결승 투런 홈런에 힘입어 일본을 6-2로 꺾었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땄던 한국은 올림픽 야구 사상 첫 금메달을 노리게 됐다. 23일 오후 7시(한국시간) 열리는 결승전 상대는 이날 4강전에서 미국을 10-2로 꺾고 올라온 쿠바로 정해졌다. 한국은 예선리그에서 쿠바에 7-4로 승리했다.

김광현(SK)을 선발 투수로 내세운 한국은 3회까지 일본 선발 투수 스기우치 도기야의 구위에 눌려 0-2로 끌려갔다. 그러나 한국은 4회 무사 1, 3루 기회에서 이승엽이 2루수 앞 병살타를 치는 사이 3루 주자가 홈인, 1점을 만회한 뒤 7회 대타 이진영(SK)이 일본 프로야구 최고 마무리 투수 후지카와 규지로부터 적시타를 뽑아내 2-2 동점을 만들었다.

역전극은 8회 말에 펼쳐졌다. 1사 1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이승엽은 8회 구원 등판한 일본의 다섯 번째 투수 이와세 히토키의 5구째 직구를 받아쳐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투런 홈런을 터뜨렸다. 이번 대회에서 극도로 부진했던 이승엽이 승부의 분수령에서 이름값을 해낸 것이다. 한국은 이후 연속 안타와 상대 실책을 묶어 6-2로 달아나며 승리를 굳혔다. 8이닝을 던진 김광현은 6피안타·2실점(1자책)으로 호투해 승리의 발판을 놓았고, 윤석민(KIA)이 9회 세 타자를 깔끔하게 아웃시켜 경기를 끝냈다.

베이징=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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