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경쟁자는 다른 구단 아닌 에버랜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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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프로야구팀의 진정한 경쟁자는 다른 프로 구단이 아니라 에버랜드나 CGV입니다.”

프로야구단 SK와이번스의 신영철(53·사진) 대표는 22일 이런 말을 했다.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전국경제인연합회 부설 국제경영원 최고경영자 월례 조찬회에서다. 강연 제목은 ‘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의 만남, 스포테인먼트’.

“프로야구는 20년 넘게 구단 성적에 매달리느라 ‘그들만의 리그’라는 비판을 들으며 관객들의 충분한 호응을 받지 못했다”고 그는 지적했다. “관중에게 승리보다 즐거움을 안겨주는 게 진정한 프로”라는 게 신 대표의 지론이다. 그가 프로스포츠에 도입한 스포테인먼트(스포츠+엔터테인먼트)론의 골자다.

신 대표는 흥행 부진으로 침체에 빠진 프로야구 시장에서 2006년 시즌 종료 후부터 스포테인먼트라는 새로운 스포츠마케팅 개념을 본격 도입했다. “우승하는 것보다 관중을 두 배 많이 모으는 것이 급하다”며 참신한 시도를 거듭했다.

백스크린에 분수쇼를 만드는 등 홈경기장을 놀이공원처럼 꾸민다든가, 야간경기 후 귀가하는 팬들에게 선수단 버스를 제공한 일 등이다.

신 대표의 공언대로 지난해엔 창단 이후 처음 관중 60만 명 돌파 기록을 세웠다. 전년도 관중 33만 명의 두 배 가까운 규모. 성과도 뒤따랐다. 정규시즌 첫 우승과 한국시리즈 우승을 거머쥔 것.

선수들을 다잡을 만한 김성근 감독과 엔터테인먼트 쪽에 어필하는 이만수 코치를 함께 영입해 성적과 재미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셈이다.

신 대표는 SK텔레콤 홍보실장을 거쳐 2005년 SK와이번스 사장에 취임했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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