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지성] 신자유주의? 마르크스에게 물어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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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스를 넘어 마르크스에 대해 말하고자 하는 저자의 지속적인 노력과 문제의식이 포괄적으로 드러나는 이론서다. 저자의 말처럼 ‘마르크스에 대해 말하는 것’이 아니라 ‘마르크스와 함께 말하려는 것’은 단순히 마르크스의 고전을 해독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그것을 지금의 시각으로 재해석하려는 노력이다. 이를 통해 저자는 마르크스가 원래 말하고자 했던 것을 복원하려 한다. 다시 말해 마르크스를 넘어 마르크스를 말하고자 하는 것이다.

한때 탈근대론에 기대어 마르크스의 현재적 복원을 시도했던 저자가 이번에 ‘자본론’이 아니라 ‘자본’을 분석하려는 것도 마르크스가 분석한 『자본론』이 말하지 못한 것을 말하기도 하고 말한 것 이상을 말하고자 함이다. 그래서 제목도 ‘자본론’이 아니라 ‘자본’이다.

자본에 대한 현재적 분석은 당연히 현재 학계에서 진행되고 있는 논의들을 포괄하지 않을 수 없다. 현대 자본주의의 설명에 필요한 금융자본주의·신자유주의·조절이론·노동의 종말·사회적 노동 등의 개념들이 이야기 전개에 필수다. 마르크스의 주요 개념은 물론이고 이런 현대적 개념에 대해서도 쉽고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는 것이 이 책의 미덕이다.

김창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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