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업>SBS"생방송 출발 모닝와이드" MC 박정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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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간절히 원했던 일을 마침내 이뤄낸 사람의 표정은 어떤 모습일까. SBS-TV 『생방송 출발 모닝와이드』를 진행하는 MC 박정숙(26)의 모습에서 어린 여대생의 오랜 꿈을 읽어내기란 쉽지 않다.그만큼 자연스럽고 당당하다.마치 옛날부터 그 자리에서있었던 것처럼.
『방송이 무척 하고 싶었어요.대학 1학년(서울여대 경영학과)때부터 교육방송 리포터로 방송을 시작했죠.낙제위기에서도 방송이더 걱정되더라고요.』 4학년때 엑스포 홍보사절을 지원한 것도 내심 방송을 염두에 둔 것이었다.엑스포 리포터로 활동하다 PD눈에 띈 것도 우연이라기보다 오랫동안 혼자 읊조렸던 주문(呪文)이 마침내 효력을 발휘한 것이라고 믿고 있다.
아침 생방송을 맡은지도 1년7개월째.어느새 「최장수」라는 타이틀도 붙었다.여성전문 케이블 동아TV에서 『비디오베스트』라는프로그램도 혼자 맡고 있는 그녀는 연세대 행정대학원에서 국제관계를 전공중인 「학생」이기도 하다.
『이젠 직업을 묻는 질문에 더이상 옛날처럼 「방송국에 다녀요」라고 안해요.그냥 「방송해요」라고 하죠.』 이는 박정숙이 특정방송사 소속이 아닌 프리랜서인 탓도 있지만 무엇보다 방송이 천직으로 생각되기 때문.연봉도 웬만한 대기업 임원보다 많을 정도로 인정받고 있다.
시청자에게 신뢰감을 주기 위해 가발조차 피한다는 MC 박정숙.「세련되고 도시적인 현대여성의 이미지」라는 자신의 상품가치를스스로 잘 알고 있는 듯했다.
『예』『그렇죠』식의 예쁘장한 이어가기 멘트만 나열하는 직수굿한 여성진행자가 아니라 바버라 월터스처럼 자신만의 독특한 색채를 잃지 않는 현장감 있는 진행자가 되는게 그녀의 바람이다.
그녀에게 TV에 대해 물어봤다.의외의 대답이 돌아왔다.
『TV는 사람들이 추구하는 삶을 그려놓은 네모난 상자 아닐까요.예쁜 것 좋은 것만을 보여주려 애를 쓰죠.세상이 다 그랬으면 얼마나 좋겠어요.』 글=서경호.사진=김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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