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사진) 서울 시장이 31일 “서울과 지방은 경제 성장 모델이 A부터 Z까지 다르다”며 최근 정부가 발표한 지역균형발전정책을 비판했다. 오 시장은 31일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열린 월간중앙 정치포럼 특강에서 “서울이 대한민국보다 더 중요하다”며 “서울을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도시로 키워 지방까지 혜택을 볼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이 대한민국의 브랜드 이미지”라며 “서울이 발전해야 지방도 함께 큰다. 비유컨대 초식동물(지방)이 비옥한 땅에서 마음껏 풀을 뜯어 먹을 수 있게 서울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 시장은 수도권 규제를 풀어 준다 해도 공장을 들여오기 위해 지방과 경쟁하지 않고 ‘동북아의 허브’를 목표로 세계와 경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 시장은 이어 “나는 (서울)시장이니까 이렇게 선명한 주장을 할 수 있지만 대통령은 지방도 다독여야 하기 때문에 그랬을 것”이라며 “(이 대통령이) 서울시장을 4년 하신 만큼 수도권 규제도 나중에 풀어 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또 “그동안은 한 번 하고 물러난 시장밖에 없었지만, 나는 시장을 한 번 더 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서울시장은 그 다음 단계로 가기 위한 자리가 아니다”며 “역사에 발자국을 남길 수 있는 중요한 자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연임을 해서 장래 정치적 행보가 불투명해지더라도 꼭 하고 싶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서울을 디자인과 문화의 도시로 만들기 위해 차별화된 정책을 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보기 좋지 않은)간판 바꾸는 데 업소당 500만원 이상의 비용이 들지만, ‘간판은 보는 사람의 것’이라는 캠페인을 펼쳐 업주들의 의식을 바꾸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또 서울시 택시가 불친절하다는 참석자의 지적에 “전임 시장이 버스 정책을 획기적으로 바꾸다 보니 상대적으로 택시 사업이 어려워졌다”며 “전임 시장이 버스였다면 (나는)브랜드 콜택시 제도 등 택시를 한 번 제대로 바꾸어 보겠다”고 말해 관심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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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희령 기자 heali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