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중앙 정치포럼 오세훈 “서울시장 한번 더하고 싶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6면

 “육식동물과 초식동물이 경쟁할 필요 없잖아요?”

오세훈(사진) 서울 시장이 31일 “서울과 지방은 경제 성장 모델이 A부터 Z까지 다르다”며 최근 정부가 발표한 지역균형발전정책을 비판했다. 오 시장은 31일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열린 월간중앙 정치포럼 특강에서 “서울이 대한민국보다 더 중요하다”며 “서울을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도시로 키워 지방까지 혜택을 볼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이 대한민국의 브랜드 이미지”라며 “서울이 발전해야 지방도 함께 큰다. 비유컨대 초식동물(지방)이 비옥한 땅에서 마음껏 풀을 뜯어 먹을 수 있게 서울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 시장은 수도권 규제를 풀어 준다 해도 공장을 들여오기 위해 지방과 경쟁하지 않고 ‘동북아의 허브’를 목표로 세계와 경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 시장은 이어 “나는 (서울)시장이니까 이렇게 선명한 주장을 할 수 있지만 대통령은 지방도 다독여야 하기 때문에 그랬을 것”이라며 “(이 대통령이) 서울시장을 4년 하신 만큼 수도권 규제도 나중에 풀어 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또 “그동안은 한 번 하고 물러난 시장밖에 없었지만, 나는 시장을 한 번 더 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서울시장은 그 다음 단계로 가기 위한 자리가 아니다”며 “역사에 발자국을 남길 수 있는 중요한 자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연임을 해서 장래 정치적 행보가 불투명해지더라도 꼭 하고 싶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서울을 디자인과 문화의 도시로 만들기 위해 차별화된 정책을 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보기 좋지 않은)간판 바꾸는 데 업소당 500만원 이상의 비용이 들지만, ‘간판은 보는 사람의 것’이라는 캠페인을 펼쳐 업주들의 의식을 바꾸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또 서울시 택시가 불친절하다는 참석자의 지적에 “전임 시장이 버스 정책을 획기적으로 바꾸다 보니 상대적으로 택시 사업이 어려워졌다”며 “전임 시장이 버스였다면 (나는)브랜드 콜택시 제도 등 택시를 한 번 제대로 바꾸어 보겠다”고 말해 관심을 모았다.

◇월간중앙 정치포럼=‘무능에서 유능으로’ ‘사익에서 공익으로’ 정신을 두 축으로 해 한국의 정치문화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자는 취지로 월간중앙과 중앙SUNDAY가 마련한 시민 토론 모임. 회원 가입 문의는 02-2000-5227(사무국), hanms@joongang.co.kr

구희령 기자 healing@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