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風의 주인공들] 민노당 최순영씨

중앙일보

입력

"'영애'와 '영식'의 시대가 가고 '공순이' '공돌이'의 시대가 도래함을 목도한다."

비례대표로 당선된 최순영(51) 민주노동당 부대표가 최근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에게 보낸 편지의 한 대목이다. 崔씨는 1979년 유신정권 붕괴의 서곡을 알린 'YH사태'의 주역이다.

18세 때 강릉에서 상경, 가발공장에 취업했던 그는 하루 15시간씩 쉬지 않고 일했다. 열악한 현실 속에서 노동운동에 눈을 뜨게 됐다.

그러나 그가 다니던 YH무역은 사주의 재산 해외도피 등으로 부실해진 끝에 79년 문을 닫았다. 노조위원장이던 崔씨는 노조원들을 이끌고 마포의 신민당사를 점거해 농성에 들어갔다.

농성은 경찰의 무자비한 진압으로 막을 내렸다. YH사태는 나중에 유신정권이 무너지는 단초를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崔씨는 박정희 대통령이 죽은 뒤 재판도 안 받고 풀려났다.

그는 그 후 노동운동에 투신해 한국노동자복지협의회 여성부장, 한국여성노동자회 운영위원을 지냈다. 또 우리밀 살리기 운동과 학교급식 조례 추진운동을 주도하는 등 환경.복지로 활동폭을 넓혀왔다.

崔씨는 등원 후 환경노동위원회에서 활동할 계획이다. 그는 "모성보호를 강화하고 비정규직 차별을 막는 등 환노위에서 할 일이 많다"고 말했다.

정철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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