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체스챔피언 카스파로프 컴퓨터가 곧 챔피언 자리차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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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2010년께면 체스챔피언 자리는 컴퓨터에 물려줘야 할 것이다.』 세계 체스챔피언 가리 카스파로프는 최근 한 미국언론과의인터뷰에서 인간이 언젠가는 문명 창조의 중심에서 밀려날 것이라고 말해 관심을 끈다.
아제르바이잔 출신의 카스파로프는 지난 2월 6시간의 고전끝에IBM컴퓨터 「딥 블루」를 3승2무1패로 물리쳐 인류의 자존심을 건지는데 일단은 성공했다.
그러나 당초 호언장담과 달리 첫 게임에서 패배,상금 50만달러중 20%를 딥 블루와 나눠야 했다.
전문가들은 딥 블루와 인간은 두뇌회전속도에서 비교가 안된다고지적한다.
연산력만을 보더라도 「두뇌중의 두뇌」 카스파로프가 초당 2회의 연산능력을 가졌음에 비해 딥 블루는 무려 1억회로 화살과 빛의 속도만큼이나 차이를 보인다는 것.
카스파로프는 딥 블루가 겁을 모르는데 더욱 큰 공포를 느꼈다며 머리를 흔들었다.
감정에 휩싸여 자제력을 잃기 쉬운 인간과 달리 딥 블루는 스스로의 실수에 무감각한 불감증환자라는 것.
이 무혈괴물이 스스로 사고할 수 있는 논리회로의 월계관을 쓰는 날 인간이 무릎꿇는 건 시간문제라는게 그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일부 문화인류학자들은 인류문명은 환경이나 외계인이아닌 「우리의 벗 컴퓨터」에 의해 종말을 맞을 것이라는 다소 과장된 우려에 동조하고 있다.
최성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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