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니 사랑 노래, 프랑스 달구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32면

'내 팔이 날개가 된 것 같아요. 금세라도 뛰어오르면 하늘이 손 안에 들어올 같아요. 왜냐하면 사랑에 빠졌기 때문이죠. 당신을 사랑하기 때문이죠.'

23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15구의 한 카페에서 사랑 노래가 흘러나온다.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의 부인인 가수 카를라 브루니의 새 앨범에 수록된 ‘연인(l‘amoureuseㆍ라무뢰즈)’라는 곡이다. '사랑에 빠져 하늘을 날 것 같다'는 고백이 이어진다. 어쿠스틱 기타 반주에 브루니의 허스키하면서도 감미로운 목소리가 어우러지며 '내게 모든 것인 당신 한 사람만을 위해 노래 합니다'로 노래가 끝난다. 여기저기서 “브라보”라는 소리와 함께 박수가 터져나왔다.

브루니가 결혼 뒤 처음 발표한 앨범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이 프랑스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AFP에 따르면 11일 발매된 이 앨범은 22일까지 3만2378장이 팔렸다. 여론조사 기관 이폽이 집계한 주간 음반 판매에서 지난 한 주 동안 1만8248장이 팔려 1위에 올랐다. 젊은이들에게 인기 있는 그룹 ‘콜드플레이’(1만5272장)와 여름만 되면 날개돋힌듯 팔리는 로랑 불지(1만2009장)를 크게 앞섰다. 현지 전문가들은 현재의 추세대로라면 최소한 40만장 이상이 팔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파리 시내 대형 도서음반 매장인 프낙의 음반 담당 직원은 “브루니 앨범 출시 직후에는 브루니의 CD를 사기위해 줄을 섰을 정도”라면서 “‘연인’은 CD 무료 듣기 코너에서 가장 인기있는 노래”라고 말했다.

라디오와 인터넷 사이트에서도 브루니의 사랑 노래 ‘연인’은 가장 많이 찾는 음악이다. 셰리FM 등 음악방송에서도 브루니의 노래는 최고의 신청곡으로 택시나 카페 등에서 흔히 들을 수 있다.

호기심이나 브루니에 대한 호감에서 음반을 사는 이가 많지만 음악성도 기대 이상이라는 반응이다. 앨범에 수록된 모든 곡을 무료로 들을 수 있도록 해놓은 브루니 블로그(www.carlabruni.com)는 방문자가 60만 명을 넘었다.

브루니의 인기는 프랑스에서 뿐이 아니다. 11일 프랑스에 이어 지난주에는 영국과 포르투갈·캐나다에서 음반이 발매됐다. 다음달 5일에는 미국에서도 판매된다.

파리=전진배<특파원allonsy@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