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도 '우성' 지원놓고 채권단간 갈등 심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부도난 우성그룹에 대한 추가 지원 문제를 놓고 채권 금융단 내부의 갈등이 높아지고 있다.
물론 하청업체나 건설공사에 대한 대금 지급등이 아직은 별 차질없이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돈을 빌려준 55개 금융기관중 4곳이 아직 「지원 합의서」에 도장을 찍지 않았고,합의서를 냈지만 실제 지원은 미루는 곳이 많다.특히 담보를 거의 확보하지 못한 증권사와 투.종금사등 제2금융권의 반발이 심한 편이다.더욱이 우 성의 3자 인수가 늦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어 머지않아 『더 이상 지원 못하겠소』하고 두손 드는 곳이 나올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우려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정부의 보이지 않는 유도 등으로 아슬아슬하게 지속되고 있는 하청업체 지원과 건설 공사등에 차질이 올 수도 있어 우성은 물론 하청업체.입주 예정자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한 금융기관 관계자는 『계속 밑빠진 독에 물붓기 식으로 돈을 대다가 더 큰 손해를 보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수월치 않은 3자 인수=주거래은행인 제일은행의 박석태(朴錫台)상무는 『계열사간에 지급보증이 얽혀있어 18개 우성계열사를일괄 매각할 방침』이라며 『현재 몇몇 기업들과 접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업들이 건설.타이어등 일부 알짜 회사만 사고 싶어해협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채권단의 속사정=증권사들은 대출 기능이 없다는 이유로 지원을 미루다 7일 동서증권이 우성 기업어음을 사주는 방식으로 5억원을 첫 지원했다.하지만 나머지 7개 증권사는 아직 지원에 나서지 않고 있다.
A증권사 임원은 『지급보증을 섰다가 담보를 못챙겨 물린 것도억울한데 자꾸 추가지원까지 하라니 난감하다』고 말했다.투금사들은 우성의 백지 당좌수표라도 담보로 잡아야겠다고 주장하다 결국무담보 지원에 나서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은행도 불만스럽기는 마찬가지다.C은행 임원은 『담보를 처분하면 빚을 받아낼수 있는데 언제까지 지원을 계속해야 하느냐』고 불만을 표시했다.
◇채권단의 지원 현황=부도가 난 1월18일 이후 지난 7일까지 2백70억원을 지원했다.은행이 주로 돈을 댔고 제2금융권에서 일부 지원했다.
박의준.고현곤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