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가있는요리>닭다리살 브로콜리-회사원 감성준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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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요리와 김성준(金成俊.29.풀무원 두류사업본부)씨의 인연은 동네 중국집 주방을 들여다보던 어린 시절의 호기심에서 시작된다. 연탄 여섯장이 한꺼번에 들어가는 대형 화덕 위에 밑이 둥근대형 프라이팬을 들고 순식간에 재료를 볶아내던 중국집 요리사 아저씨의 인상적인 모습.본격적인 요리실습이 시작된 것은 그로부터 한참후 서울에서 혼자 자취하던 대학시절이다.사 먹는 걸로는성에 안차 이것저것 만들어 먹기 시작한 것이 자장면.탕수육.라면떡볶이.오징어장떡 따위.솜씨가 제법이라 동료 자취생들을 곧잘불러모아 맛을 보이곤 했단다.
대학을 졸업,식품회사에 입사하면서 金씨의 요리솜씨는 새로이 갈고닦을 기회를 맞이한다.회사에서 식품생산과 품질관리를 담당하는 직원들을 위한 요리강습을 마련한 것.공장이 있는 춘천에서 토요일마다 상경,두달 동안 받은 강습을 통해 자취 생 시절 솜씨는 제법 세련된 면모를 갖춰나갔다.그의 닭다리살 브로콜리 볶음은 바로 이렇게 해서 탄생한 요리.
『중국음식은 항상 센 불에서 순식간에 익혀야 한다』든지,『참기름은 향이 날아가니까 다 익힌 후 나중에 넣는다』는 설명을 곁들여 한손에 프라이팬을 들고 익숙하게 재료를 볶는 金씨의 모습은 그가 어려서 보았다는 중국집 아저씨를 떠올리 게 하기에 충분하다.金씨는 요즘 행복한 고민에 빠져 있다.다음달 결혼할 여자친구 이미혜(李美惠.29.일러스트레이터)씨에게 요리법을 전수하고 자신은 여느 한국 남자들처럼 2선으로 물러서 자취시절부터 갈고 닦은 요리실력을 사장(死藏)시 킬 것인지,말 것인지 말이다. ▶재료=닭다리 4개,브로콜리 1백,붉은고추 마른것 3개,실파 5뿌리,마늘 3쪽,생강 1쪽,간장 1큰술,청주 1큰술,녹말가루 2큰술,물녹말(물과 녹말을 1:1의 비율로 섞은 것)3큰술,후추 약간,참기름 약간,식용유,소스용으로 간장 2큰술,들기름 1큰술,설탕 2큰술,식초 2큰술,청주 2큰술,케첩 1큰술. ▶조리법=①닭다리는 껍질을 벗기고 뼈를 발라 가로.세로3㎝ 크기로 썬다.②①에 간장.청주.녹말가루.후추로 양념한 다음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센 불에 볶는다.③브로콜리는 한 입 크기로 썰어 끓는 물에 소금을 약간 넣고 데친다.
④실파는 5㎝길이로 썰고 붉은고추는 어슷하게 썬다.⑤마늘.생강은 채썬다.⑥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마늘.생강.붉은 고추를볶은 후 소스를 붓고 끓으면 ②의 닭고기를 넣는다.⑦⑥에 실파.물녹말을 넣고 참기름을 뿌린다.⑧접시 가장자리에 브로콜리를 둘러 담고 가운데에 닭고기를 얹어낸다.
이후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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