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본받아야 할 미국장애인 정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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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장애인에 대한 교육.고용 문제는 우리나라에서도 이제 더 미룰수 없는 사회정책 과제가 되고 있다.
이런 점에서 미국의 학교와 직업 현장에서 시행되는 장애인 정책이 우리에게 참고가 될까해 소개한다.
미국의 장애인 교육.복지 문제는 무료 공립학교 교육을 요구하는 장애아 부모들의 소송 승리를 계기로 75년 모든 장애아들이3세에서 21세까지 공립학교에서 무료로 교육받을 권리를 보장하는 특수교육법을 제정하면서 새 전기를 맞았다.
초창기에는 정박아(정신장애아.행동장애아등)학생들은 대부분 공립학교 특수교실에서 종일,또는 하루중 일부 수업을 따로 받았다. 그러나 80년대 말 이후부터 정박아를 포함한 모든 장애아들이 정규학생들과 함께 한 교실에서 배우도록 하는 「동참(Inclusion)교육 운동」이 활발히 전개되기 시작했다.「동참교육」이 장애아들은 물론 정상학생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상호 이롭다는 연구의 결과였다.
예컨대 정상 학생들이 장애 학생들과 함께 공부함으로써 자신감도 길러지고 학습향상도 되며 남과 더불어 살 수 있는 성숙한 인간으로 자란다는 것등이다.또 정상 학생들과 한 교실에서 공부하는 장애 학생들의 학습효과 역시 따로 떼어 놓았 을 때보다 높고 또 적절한 사회성과 행동도 발달한다는 것이다.
최근 많은 일반 공립고교에서는 장애 학생들이 일반교육과 병행해 직업교육도 받는다.이들을 지역사회의 여러 직장에 보내 현장경험을 얻도록 직업훈련프로그램도 운영된다.예컨대 맥도널드등 간이음식점이나 꽃가게.상원의원 사무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직업경험을 통해 필요한 직업기술이나 사회성을 익히게 하는 것이다.
이들은 고교 졸업후 2년제 지역사회 대학으로 진학하든가 일반직장에 고용되기도 한다.일단 직장을 잡으면 대부분 직업훈련프로그램의 지원서비스를 받게 된다.지원서비스는 이들이 직업기술을 완전히 익히고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 일을 잘 해 나갈 때까지 직업코치가 체계적으로 훈련시키는 프로그램이다.이 과정에서 장애인들이 사회성 부족으로 소외되는 경우가 있으면 사회적 적응을 위한 지원 프로그램이 뒤따르기도 한다.장애인들이 더불어 사는 사회속에서 훈훈한 인간미를 느낄수 있 게 하는 제도나 프로그램이 한국에도 하루속히 정착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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