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문화보고>美 TV프로에도 등급 매긴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4면

TV프로에도 영화와 같은 등급이 매겨지게 된다.
CBS.ABC등 미국 주요 방송사와 케이블 TV 대표들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청소년 시청자들을 TV 폭력물에서 보호하기 위해 방송사가 프로그램마다 자율적으로 등급을 매겨 통제하는 제도를 시행하겠다고 발표했다.방송사들의 이같은 결정은 클린턴 행정부가 그동안 꾸준히 추진해온 청소년 보호 대책과 맥을 같이하는 것.
프로그램에 대한 등급은 폭력.외설성등이 주요 기준이 된다.분류 방식은 현재 영화에 대해 적용하고 있는 미국영화협회(MPAA)식이 「모델」이 될 전망이다.G(시청 가능)에서 R(금지),PG(부모나 보호자 동반)등 영화의 내용에 따라 다양하게 분류되고 있는 이 등급은 지난 68년에 도입된 것으로 이후 청소년들의 관람여부를 결정하는 기준으로 활용되고 있다.
방송사들에 따르면 이같은 「등급 매기기」가 시행될 시기는 내년 1월1일부터.시청자들은 프로그램마다 매겨진 등급을 통해 자녀들이 피해야 할 TV프로를 결정할 수 있게 된다.청소년들을 TV폭력물로부터 보호한다는 취지에 따라 구체화된 제도지만 이견은 있다.방송사 입장에서는 프로그램 방영에 있어 어떤 형태로든「검열」이 가해지는 것이기 때문.방송사들은 그동안 정부가 폭력프로그램의 방영을 규제하는 장치를 만들도록 요구해오자 『시청자의 권리를 제한할 수 없다』고 맞서 왔으나 결국 여론에 밀려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워싱턴=김용일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