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2인자' 장성택 黨학교로 밀려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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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매제이자 북한정권 내 실질적 2인자인 장성택(58) 당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이 조선노동당 산하의 한 당학교로 자리를 옮겼다고 도쿄신문이 13일 베이징발로 보도했다. 정부 관계자도 이날 "張제1부부장이 현재 조직지도부 업무를 보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 같은 사실을 간접 확인했다.

이에 따라 그의 자리 이동 배경과 이후 파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가 金위원장의 후계자 중 하나로 거론돼 온 데다 2002년 10월 북한 경제시찰단의 일원으로 한국을 방문하는 등 북한의 경제정책에 관여해왔기 때문이다. 그의 자리 이동은 건강문제와 관련있다는 분석이 유력하다. 실제로 張제1부부장은 지난해 말 눈과 심장이 좋지 않아 프랑스에서 신병치료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해 7월 金위원장의 자강도 현지시찰 동행 이후 모습을 감췄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김근식 연구교수는 "張제1부부장의 건강이 좋지 않다는 설이 올 초부터 나왔다"며 "병 치료 또는 요양 차원에서 자리를 옮겼거나 잠시 휴직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북한 핵심권력층 내부 갈등, 金위원장의 후계문제와 연관있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새로운 경제노선을 둘러싸고 張제1부부장이 박봉주 총리와 대립했다는 주장, 경제후계 문제를 둘러싸고 金위원장의 처인 고영희와 갈등을 일으켜 일선에서 물러났다는 설 등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현재 북한이 후계자 추대문제로 내부 갈등이 있다는 뚜렷한 증후가 없어 권력투쟁설은 다소 신빙성이 떨어진다.

통일연구원의 전현준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의 내부 상황이 후계자 문제를 논의할 시기가 아니며 張제1부부장이 총리나 조직지도부 내 다른 제1부부장과 갈등을 일으켜 물러났을 가능성도 크지 않다"고 말했다.

정창현.정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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