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종 난곡 사진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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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곡은 지금은 지상에 없는 동네다. 난곡(蘭谷)은 난초골이란 고운 이름이 무색하게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로 불렸다.

주민들이 떠나고 집이 헐리고 속살이 훤히 드러난 그 골짜기를 드나든 사진가 중에 김영종(49)씨가 있었다. 70, 80년대에 민주화운동의 전선에 섰고, 출판사를 차려 그 연장선을 그었으며, 90년대 들어서는 중앙아시아 연구자와 소설가로 변신했던 그가 사진소설집 '난곡 이야기'(청년사)를 펴내고 전시회를 연다.

13일 서울 안국동 사비나미술관에서 개막식 겸 출판기념회를 열고 시작한 '김영종:난곡 이야기'는 작가의 말에 따르면 "다큐멘터리 사진이라는 미명 아래 객관성으로 포장된 가난의 문화에 대한 공모를 폭로하는 전시회"다.

판소리체 소설이 구성지게 흑백 사진을 엮어주는 난곡 풍경(사진), 주민 초상, 연출 사진 등이 난곡의 죽음을 애통해 하는 김씨의 곡소리로 울린다. 5월 9일까지. 02-736-4371.

정재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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