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칼럼>계속되어야 할 醫保개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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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나는 영화 『슈퍼맨』의 배우 크리스토퍼 리브를 배우로서 늘 존경해왔다.
나의 존경심은 지난해 5월 그가 말에서 떨어진 사건 이후 더욱 커졌다.목에서 발끝까지 마비된 상태에서도 그는 용기를 잃지않았다.등뼈가 으스러진지 불과 몇달후에 바버라 월터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그가 보여준 인내와 위엄에 감동받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이제 힘겨운 회복과정에 있는 리브는 연간 40만달러에 달하는치료비를 물어야 할 현실과 맞닥뜨리고 있다.평생 받을 수 있는수혜액의 한도를 정한 보험사들의 방침 탓에 그는 불과 3년밖에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다.
그러나 그는 다른 평범한 사람들보다 훨씬 유리한 입장에 있다.그는 명사인 만큼 강연이나 영화제작을 통해 돈을 벌 수 있는것이다. 우선순위가 잘못된 의료복지정책으로 인해 엄청난 치료비로 고통받고 있는 다른 수천만명의 미국인들보다 나은 처지라는 얘기다. 나는 내가 제기했던 의료 개혁안이 성공적이지 못했다는것을 알고 있다.그러나 내가 개혁안을 통해 해결하고자 했던 문제들은 현재도 여전히 산적해 있다.
미국은 보험회사들이 병들거나 직업을 잃은 사람들에 대한 보상책임을 경우에 따라 외면할 수 있는 유일한 선진국이다.게다가 보험사들은 개인당 평생 수혜액을 제한하기도 한다.
전반적인 의료 복지체제를 뒤흔들지 않고도 현실을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은 많다고 생각한다.
공화당 상원의원 낸시 캐서바움과 민주당 상원의원 에드워드 케네디가 보험사들의 작태를 개선하기 위해 발의한 법안은 다른 의원들로부터 많은 지지를 받고 있다.
그런데 왜 이 법안이 통과되지 못하는가.극소수 의원들이 교묘한 술책을 발휘,5개월간 법안을 의회에 묶어두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리브는 케네디-캐서바움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열심히 노력중이다.
그는 대통령과 뉴트 깅그리치 하원의장에게 편지를 써 의회가 척추 손상과 신경질환 연구기금을 삭감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는 점을 질타했다.또 리브는 최근 어바인 소재 캘리포니아대학에 척추손상과 질환을 연구할 리브-어바인 연구센터를 세 울 것이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만약 당신이 크리스토퍼 리브의 뜻에 동감한다면 케네디-캐서바움안이 통과되도록 목소리를 높여줄 것을 간곡히 부탁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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