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최욱철의원 파문에 대한 擴戰.휴전 놓고 이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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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민주당 김원기(金元基).장을병(張乙炳)공동대표와 이기택(李基澤)상임고문은 8일 각각 정읍.삼척.부산등 자신의 지역구로 내려갔다.최욱철(崔旭澈.43.강릉을)의원의 김영삼(金泳三)대통령면담설파문이 식을줄 모르고 오히려 확산되고 있는 데도 당지도부인 3두마차는 모두 당을 비워놓고 겉으로는 15대 총선에 총력을 기울이는 태연함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당의 진공(眞空)상태속에서도 당내부에서는 崔의원의 면담설파문에 대해 확전(擴戰)이냐,휴전(休戰)이냐를 놓고 이견을보이고 있다.
확전론자들은 김원기대표와 제정구(諸廷坵)총장,노무현(盧武鉉)전부총재,박계동(朴啓東)의원등이고 휴전론자들은 이기택고문,장을병대표,이규택(李揆澤)대변인,장기욱(張基旭)의원등이다.
金대표등 강경파들은 『崔의원이 압력을 받아 진실을 밝히지 못할 뿐 면담설은 사실』이라고 끝까지 믿고 있다.
특히 盧전부총재는 『崔의원이 당지도부와는 상의하지 않고 이원종(李源宗)청와대정무수석과만 협의한다』고 노골적으로 崔의원에 대해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반면 온건파들은 『확실한 물증도 없이 강공일변도로 나갈 경우당이 상처를 입을 우려가 있다』고 신중한 접근을 주장하고 있다.崔의원 본인이 면담설을 공식 부인하고 있는 마당에 강공은 자충수(自充手)가 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심지어 이규택대변인이 『사태추이를 지켜본 뒤 적절한 대응책을강구하자』고 온건론을 개진하다 『최일선에서 싸워야 할 대변인이소극적인 태도로 나가서야 되겠느냐』며 강공책을 주장하는 박계동의원과 거친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현재까지는 강경파가 우세한 형국이다.7일 당무회의에서도 결사항전 결의문까지 나왔다.
이처럼 확전론자들이 강경일변도로 나가는 것은 골리앗(여권)과처절하게 싸우는 다윗(민주당)의 모습을 보여야만 야당의 선명성을 높여 총선에 유리하다는 정치적 계산때문인 듯하다.
뚜렷한 물증이 없으면서도 『崔의원이 청와대의 사주를 받고 있다』며 면담설 파문을 여권공작설로 확산시키려 하는등 공격수위를오히려 높이고 있다.
특히 崔의원이 지난 2일 면담설을 부인했던 강릉기자회견 3시간 전까지만 해도 지역구 보좌진들과의 협의에서 여권에 정면대응키로 했다는 「정황증거」를 내세운다.
하지만 대다수 당직자들은 『여권과의 대립도 좋지만 역으로 민주당내 갈등으로 번져 총선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무엇보다 당의 일치된 모습을 보여야할 것』이라고 혀를 차고 있다.
신한국당과 맞고소로까지 번진 면담설 파문이 이제는 민주당 내부의 불씨가 되고있다.
정선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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