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비 제때 하고 주유는 아침에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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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호 20면

하루가 다르게 뛰는 기름값에 자동차 타기가 겁나는 시대다. L당 2000원 가까이 되는 기름값을 결제하고 나면 달릴 때마다 뚝뚝 떨어지는 바늘에서 눈을 떼기 힘들다. 조금이라도 기름을 아끼는 운전법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차가 무거울수록 기름이 더 든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상식. 하지만 신호 대기 때 시동을 끄는 게 나은지, 기름은 아침에 넣는 게 좋은지 등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전문가들로부터 자동차 연료 절약에 관한 오해와 진실을 들어봤다.

연료 절감 주행의 오해와 진실

내리막길엔 기어 중립 상태에서 달린다?
NO 내리막길에서 기어를 중립 위치에 놓아도 연료가 지속적으로 소모된다. 반면 기어를 넣은 상태에서 가속 페달을 떼면 연료 차단 장치인 ‘퓨얼 컷’ 기능이 작동해 연료가 소모되지 않는다. 자동변속기 차량의 경우 신호 대기 시간이 길지 않다면 구태여 기어를 중립에 놓을 필요가 없다. 이런 식으로 기어 변속을 자주 하면 변속기 부품의 수명이 단축되기도 한다. 교통 체증이 심해 2분 이상 정차해야 한다면 시동을 끄는 게 바람직하다.

타이어를 최대한 빵빵하게 하라?
NO 타이어의 적정 공기압은 30~33psi/㎤이다. 이보다 낮으면 지면과 마찰이 커지기 때문에 연료 소모량이 늘어난다. 승차감이 나빠지고 주차할 때 핸들을 꺾는 데 힘이 더 든다. 그렇다고 타이어가 빵빵해질 정도로 공기를 많이 넣는 것도 좋지 않다. 노면 상태가 안 좋은 길을 달릴 때 차가 튄다는 느낌이 들어 승차감이 안 좋을 뿐만 아니라 타이어의 마모를 재촉해 타이어 수명을 단축시키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나면 타이어에서 공기가 빠져 나가므로 두 달에 한 번꼴로 공기압을 확인하는 게 좋다. 적정 공기압은 주로 운전석쪽 차체에 표시돼 있다.

기름값 아끼는 비법은 있다?
YES 현대자동차 고객서비스팀 이광표 차장은 “기름을 아끼려면 차의 무게를 줄이고 정속 주행하는 게 기본”이라고 말한다. 차의 무게를 줄이려면 트렁크에 스페어 타이어, 비상 공구, 안전 삼각대 등 꼭 필요한 물품을 제외하고는 싣지 않아야 한다. 시속 60~80㎞로 달릴 때 연료가 가장 적게 소모되는 만큼 가급적 이 구간 속도를 유지하면서 달리는 게 좋다. 가다 서다를 반복해야 하는 시내에선 정속 주행이 불가능하지만 자동차 전용도로에선 경제 속도로 정속 주행을 해 보자. 빨리 가려고 차선을 이리저리 바꾸거나 급가속·급제동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엔진오일이나 에어크리너 등 소모성 부품을 제때 교환하는 것도 중요하다. 정비 불량 상태에선 연료 소모량이 최대 50%까지 증가할 수 있다.

에어컨은 끄는 게 좋다?
YES 에어컨을 켜면 평상시에 비해 연료가 15% 정도 더 든다. 당연히 에어컨을 끄고 창문을 연 채 달리는 게 기름을 아낄 수 있는 방법이다. 하지만 무조건 그런 것은 아니다. 시속 60㎞ 이하로 달린다면 창문을 열고 달리는 게 맞다. 그러나 시속 60㎞ 이상으로 고속 주행할 경우엔 창문을 닫고 에어컨을 켜는 게 오히려 기름이 덜 든다. 창문을 열고 달리면 바람의 압력이 거세져 주행에 지장을 주고 이로 인해 연료 소모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기름은 아침에 넣는 게 좋다?
YES 요즘같이 일교차가 크지 않다면 기름을 아침에 넣으나 낮에 넣으나 별 차이가 없다. 하지만 기온이 새벽엔 영하 10도 이하로 내려갔다가 낮에는 영상 10도 이상으로 올라갈 정도로 일교차가 큰 겨울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온도가 높아질수록 부피가 팽창하기 때문에 주유량에 약간의 차이가 생긴다. 경유보다 휘발유가, 휘발유보다 LPG가 온도에 따른 부피 변화가 큰 편이다.
또 에너지관리공단에 따르면 주유할 때 연료탱크를 가득 채우기보다 3분의 2 정도만 넣는 게 바람직하다. 연료를 가득 채우면 그만큼 차 무게가 무거워져 연료 소비가 많아지고, 너무 조금 넣으면 주유소를 자주 가느라 쓸데없는 주행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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