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사무실에 공부방 연 상도4동 서영관 동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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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매일 두차례 동네를 둘러보며 주민들 애로사항 챙기랴,쓰레기는 잘 치워졌는지 살피랴…」 일선동장이 해야할 일은 참으로 많다. 여기에 영어선생님 노릇까지 자청해 맡은 동작구 상도4동 徐永官(31)동장.
『겨울방학동안 인근 학원에 어린이들이 몰리는 것을 보고학원에가지 못하는 저소득층지역 어린이들에게 공부를 시켜줘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서울대법대를 나온 고시출신의 이 젊은 동장은 『다른 건 몰라도 공부라면 자신 있고 기운도 남아 일을 찾다보니무료 아르바이트까지 하게 됐다』고 털어놓는다.
徐동장이 산동네 국민학교졸업반 어린이 9명을 모아 동사무소회의실에 공부방을 연 것이 지난달 4일.徐동장과 수학을 전공한 동직원 오성희(27)씨가 각각 영어와 수학을 맡아 매주 세차례아이들과 씨름중이다.
이 공부방 학생인 조서영(12)어린이는 『난생 처음 과외공부를 해보니 정말 신이 난다』며 『선생님이 잘 가르쳐주셔서 이제영어.수학에는 자신있다』고 말한다 徐동장은 『동장업무는 동네사람들을 돕는 것』이라며 『동장마다 자신의 소질을 살려 차별화된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자치시대에 적합한 동장상 아니냐』며 나름대로의 동장상도 제시한다.
게다가 어린시절부터 동사무소를 스스럼없이 드나들어 행정부처에대한 친근감을 갖게되는 것도 민주시민교육의 하나라는 게 徐동장의 지론이다.
徐동장은 민선구청장시대를 맞아 젊은 고시출신 사무관 동장의 첫세대로 꼽힌다.현재 젊은 동장은 동작 4명,성동3명,강서 2명등 모두 9명.徐동장은 이들과 자주 모여 신세대 동장상에 대해 토론하고 서로 아이디어를 나누기도 한다.
양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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