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칼럼>이혼은 아이들에게 재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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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얼마전 어린이들에 관해 쓴 새 책을 홍보하기 위해 여행하면서나는 많은 사람들로부터 화이트워터 스캔들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하지만 더 많은 사람들은 우리가족의 건강관리에서부터 내가 학창시절 어떻게 좋은 성적을 올렸는지에 이르기까지 시시콜콜한 일상사를 알고 싶어했다.
내 답변중에서 특히 이혼에 관한 의견은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만든 듯했다.나는 아이들이 있는 경우 이혼은 보다 신중해야 한다고 믿고있다.
70,80년대 대부분의 사람들은 화목하지 못한 결혼생활보다는차라리 이혼을 택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했었다.하지만 이제 우리는 실패한 결혼의 가장 큰 피해자는 바로 아이들이라는 것을 알게됐다. 편부나 편모,혹은 의붓부모와 함께 살아야 하는 아이들의 경우 고등학교를 그만두거나 10대 임신을 할 확률이 훨씬 높다.또 마약 남용과 범죄를 저지를 유혹에도 쉽게 빠져들게 된다. 아이들에게 미치는 정서적 충격외에 재정적 문제도 있다.
대개 아이들은 이혼후 어머니와 함께 살게되는데 대다수 여성들은 아이들을 돌보기엔 너무 적은 돈을 벌고있다.헤어진 남편들이지급하는 양육 보조금 역시 턱없이 모자라는 경우가 많 다.
변호사로서 나는 이혼소송을 많이 다뤄보았다.
멀쩡한 부모들이 단지 질투와 복수심에 불타 아이들에게 엄마냐,아빠냐 양자택일을 하도록 강요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또 상당수의 경우 아이들은 단지 보다 유리한 이혼의 대가를 얻어내기위 한 도구로 전락하기도 했다.
물론 모든 가족구성원에게 이혼이 최선의 선택인 경우도 있다.
시어머니 버지니아 켈리는 술버릇이 고약한 남자와 결혼했다.그녀는 그와 이혼했지만 결국 3개월만에 아들(나의 남편)의 충고를 무시하고 재결합했다.하지만 시어머니는 후에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끝까지 자신의 고집을 지키지 못한 것을 후회 한다고 내게말한 적이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결혼생활은 그보다 훨씬 덜 심각한 위기로 망가지곤 한다.절반 가까운 결혼이 실패로 돌아가는 미국의 현실을비춰볼 때 우리는 부부가 문제를 극복하고 함께 가정을 지킬 수있도록 어떤 조치를 강구해야■한다고 본다.
최근 몇몇 주에선 그들의 이혼법이 너무 느슨하지 않은지 점검하기 시작했다.그리고 나라 곳곳에서 민간 차원의 가정보호 캠페인이 활성화하고 있다.반가운 징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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