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콥 임레이 병장과 부인 최혜진씨.
미국 오하이오주 출신으로 2003년 미군에 입대한 그는 2005년 주한미군 근무를 자원했다. 가장 큰 이유는 어릴 때부터 ‘한국은 아름다운 나라’라고 말해온 외할아버지 프레드릭 하터(작고)의 영향으로 한국에 관심을 많이 가졌기 때문이라고 한다.
임레이 병장에 따르면 외할아버지 하터는 2차 대전 직후 주일미군에서 육군 상병으로 복무하다 1950년 6·25 전쟁이 터지자 한국전선에 투입됐다. 하터 상병은 같은 해 9월15일 더글러스 맥아더 유엔군사령관의 인천상륙작전 성공으로 유엔군이 서울을 수복하면서 북진했다. 당시 미군은 유엔군에 소속됐다. 그러나 유엔군은 중공군이 한반도에 개입하면서 다시 후퇴할 수밖에 없었다. 이 와중에 북한군에 포로로 잡혔으나 동료와 함께 탈출했다. 이 과정에서 북한군의 총에 맞아 생사를 헤매다 유엔군에 발견돼 목숨을 건졌다고 한다.
하터는 임레이 병장이 어릴 때 6·25 전쟁 경험을 들려주면서 그때 받은 훈장과 사진도 보여줬다. 하터는 특히 “한국은 산이 많고 높으며, 겨울에는 몹시 추운 나라”라면서 한국 사람들의 어려웠던 세월을 기억했다고 한다. 임레이 병장은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한국과 한국의 역사에 대해 호기심을 가져 주한미군에 지원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 오자마자 친구의 소개로 최씨와 만나 3년 만에 결혼으로 골인했다. “임레이 병장은 미국인이지만 된장 등 한국 음식을 더 좋아하고, 내 부모에게도 지극해 너무 한국적이다”라고 최씨가 말했다. 임레이 병장은 주한미군 내 메릴랜드 대학에서 생물학 이수를 마치면 의과대학원에 진학하기 위해 부인과 함께 미국으로 갈 계획이다.
김민석 군사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