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기 잘 견디는 내염성 벼 개발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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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심각한 식량난에 시달리는 북한이 전체 논면적의 절반을 차지하는 간척지에서 소금기에 잘 견디는 내염성(耐鹽性)벼 개발에 안간힘을 쓰는 것으로 밝혀졌다.
북한은 쌀연구소 부소장과 시험국장.육종(育種)과장등 농업관계자들을 지난해 4월에 5명,7월에 3명등 두차례에 걸쳐 세계적쌀 연구소인 필리핀 국제미작연구소(IRRI)에 파견해 내염성벼를 요구했다는 것이다.
IRRI 관계자는 이들 북한농업전문가들의 말을 인용,북한의 전체 논면적은 63만㏊로 이중 절반인 30만㏊의 간척지(80년대말까지의 목표치)가 황해남도와 평안남도등 서해안에 몰려있으나잔류염분등의 이유 때문에 완전 활용되지 않고 있 다고 전했다.
간척지를 만들어 4~5년이 지나면 3분의 1을 경작하고 또다시 4~5년이 흐른뒤 3분의 1을 경작,간척지의 3분의 2까지는 경작에 성공했지만 나머지 3분의 1은 잔류염분탓에 이용을 못하고 있다는 것.
북한은 이에따라 IRRI에서 개발에 성공,방글라데시 간척지에보급된 인디카 품종 씨앗을 얻어 갔으나 냉해가 잦은 북한토양에는 맞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IRRI관계자는 또 북한이 내염성벼와 함께 현재 IRRI가 개발중인 기존의 벼보다 줄기당 알곡수가 두배 이상 많아 25%정도의 증산효과를 낼 수 있는 슈퍼벼가 완성된 것으로 오인,이에 대한 정보를 요구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들 북한농업관계자는 선진농업기술 습득을 위해 IRRI에서의 장기체류를 강력히 희망했지만 필리핀 정부가 미수교국가라는 점을 들어 10일이내의 단기비자만을 발급,당초 요구했던 5개월 정도의 체류가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태국주재 북한대사인 이도섭(李道燮)이 지난해 1월과 6월 두차례에 걸쳐 필리핀을 비밀리에방문,수교를 추진하는등 세계적 쌀 연구소가 있는 필리핀과 쌀 수출국인 미얀마와의 국교회복을 위해 노력중인 것 으로 알려졌다.
마닐라=유상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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