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발전 업체서 세 수입 ‘짭짤하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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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라파크는 고창군 흥덕면에 짓고 있는 총 15㎿의 태양광발전소 시설 가운데 일부를 상업운전 중이다. [전북도 제공]

지방자치단체들이 한 때 태양광발전소 유치와 보급에 힘썼으나 요즘은 그렇지 않다. 지방 세수 증대나 고용 창출 등 지역 경제 활성화에는 별 도움을 주지 않으면서, 산림을 훼손하고 자연경관을 망가뜨리는 등 부작용이 적지 않다는 걸 뒤늦게 알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진도군과 고창군의 태양광발전소는 사정이 전혀 다르다. 짭짤한 지방세 수입을 올려 지자체 관계자들이 미소를 짓고 있다.

㈜삼성물산은 최근 법인세할 주민세로 진도군에서 법인이나 개인이 내는 세금 가운데 가장 많은 12억여원을 납부했다. 이는 진도군이 지난 한 해 동안 거둔 군세 총액 62억여원의 20%에 가까운 금액이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6월부터 진도군 고군면 오류리 폐염전 지대 2만6000㎡에 250억원을 투자해 태양광 발전소를 건설하고 있다. 1㎿급의 1차 시설은 지난해 12월부터 상용 운전하고 있다. 2차 2㎿급 시설은 오는 9월 초 완공할 예정으로 공사하고 있다.

임보섭 진도군 투자유치담당은 “태양광 발전소를 유치할 때 지방세 수입이 3000만~4000만원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훨씬 많은 세 수입을 안겨 줘 우리도 놀랐다”고 말했다.

법인세할 주민세는 전년도 사업실적에 대해 내는 국세인 법인세액의 10%로, 법인이 각 사업장이 있는 곳의 지방자치단체들에 자진해 신고하고 납부한다. 전국 사업장의 수와 면적, 종업원 수 사업 실적 등에 따라 전체 세액을 나눈다.

진도군은 앞으로 (주)포스코건설이 삼성물산처럼 많은 법인세할 주민세를 선물할 것으로 진도군은 기대하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레네테크· ㈜전남솔라파트 등과 함께 350억원 투자 규모의 태양광발전소 건설 MOU를 체결하고, 8월 공사를 시작할 예정이다.

고창군의 경우 ㈜솔라파크의 태양광발전소로부터 20여억원의 지방세 수입을 기대하고 있다. 이는 고창군의 연간 지방세(110억원)의 20%에 해당한다. 솔라파크는 1000여 억원을 들여 흥덕면 치룡리 39만여㎡에 태양광발전소를 짓고 있다. 현재 6㎿ 시설 공사를 완료해 5월 30일 부분 상업운전을 시작했다.10월께 전체 시설을 완공하며, 단일 규모로는 동양 최대인 15㎿급이다. 연간 14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길재 고창군 지역경제 과장은 “몇 년 전만 해도 잡초가 무성했던 곳에 태양광 발전소가 들어와 엄청난 세 수입을 올리고 관광객도 끌어 모을 수 있어, 두마리 토끼를 잡은 셈”이라고 말했다. 고창군은 태양광발전소 주변에 30억원을 투자해 에너지 과학관을 건립해 테마파크로 활용할 계획이다. 또 태양광발전소 부지에는 잔디를 심고 쉼터를 만들어 학생들을 위한 체험학습장과 체험코스를 꾸민다.

한편 전남지역 태양광발전소는 4월 말 현재 모두 592곳이 허가를 받았고, 105곳이 가동 중이다. 또 98곳이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전북에서는 고창·부안·정읍 지역 등을 중심으로 316곳(총 92㎿)이 허가를 받았으며,이 중 30%는 공사를 마치고 가동 중이다.

이해석·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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