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척사업 명암 영상에 담는다-SBS"겨울 갯마을 이야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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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국토를 넓히는 간척사업이 결코 자랑스러운 것만은 아니다.」SBS가 설날특집으로 준비하고 있는 휴먼다큐멘터리『겨울 갯마을이야기』(가제)의 메시지다.
『겨울 갯마을 이야기』는 간척사업으로 개펄을 잃은 전남 문수포 주민들과 개펄의 풍성함을 만끽하는 목포 앞바다 압해도 사람들의 겨울나기를 대조적으로 그릴 예정이다.기존의 휴먼다큐멘터리들이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해주는데 그쳤던 반면 『 겨울…』는 이같은 대조를 통해 환경보호의 목소리까지 담아내게 된다.말하자면 자연과 인간,그리고 환경을 함께 그리는 종합다큐멘터리인 셈이다. 세발낙지등 풍부한 수산물로 고소득을 보장해주던 개펄이 논으로 바뀌며 문수포 젊은이들은 고향을 떠났다.남아있는 노인들은 아직도 개펄이 살아 숨쉬는 먼 섬으로 매일「원정」을 떠난다.반면 압해도에는 젊은이들이 그대로 남아 있다.개펄로 인해 넉넉한 소득을 올리는 이들에게 도시인들은 가난하고 불쌍한 존재일뿐이다. 제작을 맡은 윤동혁PD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물론 개펄의 풍성함과 생명력을 알려주고 자연을 보전해야 하는 이유를 영상으로 설명하겠다』고 말했다.내레이션도 최대한 절제하고 주민들의 표정등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겠다는 포부다.또 쌀이 남아돌고 쌀시장 개방까지 앞둔 상태에서 고소득을 보장하는 개펄을 갈아엎어 논으로 바꾸는 「어이 없는」 상황도 간접적으로 고발하게 된다.개펄에서 겨울을 나는 세발낙지의 생태를 보여주고 민물을 찾아 몰려드는 실뱀장어를 근접촬영하는 등 자연다큐멘터리적 요소도 갖추게 된다.윤PD는 『버섯,그 천의 얼굴』 『선암사의비밀』등 SBS자연다큐멘터리를 도맡아 제작해왔다.
권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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