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화제>"근대정치사상 祖는 마키아벨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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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시민론』『리바이어던』 등의 저작으로 유명한 영국의 철학자이자 정치이론가인 토머스 홉스(1588~1679)가 젊은 시절에익명으로 발표했던 정치평론 3편이 최근 미국 미시간대학 출판부에서 『3편의 논문』(Three Discours es)이란 제목으로 묶어져 화제다.
300년도 더 지난 홉스의 논문이 학계의 관심을 끄는 것은 국가를 신에 대한 계약이 아닌 인간적 계약으로 파악한 최초의 서구 사상가가 누구인가를 엿보게 하는 대목이 많기 때문이다.지금까지 서구 학계에서는 홉스가 근대정치 사상의 출 발점이라는 것이 정설로 받아들여졌다.그러나 홉스의 초기 작품인 이 논문을보면 홉스가 자신의 정치 이론의 출발점을 마키아벨리로 돌리고 있어 기존 학설에 대한 수정이 불가피하게 된 것이다.홉스의 평론은 미시간대학의 정치학 교수인 앨런 색슨하우스가 수십년에 걸친 연구 끝에 홉스의 작품으로 밝혀냄에 따라 새롭게 조명을 받게 되었다.색슨하우스 교수는 『홉스가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에나타나는 정치지도자들의 역할에 깊숙이 빠져 있었을 뿐아니라 문장중에서도 마키아벨리를 연상시키는 부분이 많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일부 학자들은 『마키아벨리는 철학자 축에도 끼이지 못한다』며 근대정치 사상의 아버지는 여전히 홉스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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