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석춘, “한노총이 쇠고기 수입? 지나가는 소도 웃을 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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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이명박 대통령과 함께 미국에 가서 광우병 쇠고기를 수입한 사람이라고요? 지나가는 소도 웃을 일입니다.”

한국노총 장석춘 위원장은 19일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해 노동계의 양대 산맥 중 하나인 민주노총 지도부(위원장 이석행)를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장 위원장은 “(이 위원장은) 사회에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위치에 있기 때문에 언행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며 “이런 비난은 악의적인 거짓선동이다. 민노총이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얻지 못하는 하나의 이유”라고 노골적으로 비난했다.

이석행 민노총 위원장은 17일 “한노총 위원장은 쇠고기 협상 때 이명박 대통령과 미국에 가서 합의한 사람이다. ‘파업이 일어나면 내가 뜯어말릴 테니 한국에 투자하라’고 했다. 한노총은 노동단체이길 포기한 단체다”라고 말해 양측의 갈등이 촉발됐다.

장 위원장은 이 대통령과 함께 한미 정상회담에 동행한 이유에 대해선 “일자리 확대와 외국 건전자본을 유치하기 위해 갔다.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제를 살려야 하지 않나. 이것이 한노총의 운동 기준”이라고 밝혔다.

‘한노총은 촛불집회에 반(反)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우리는 대통령과 정부에 재협상을 강력하게 촉구했고 문제가 많은 정책은 전면적인 폐기를 요구했다. 미국 대사관 앞에서 미 정부의 재협상 수용을 촉구하는 기자회견도 열었고 항의서한도 전달했다”며 “산별차원 방침에 따라 촛불집회에도 계속 참여해 왔다”고 주장했다.

장 위원장은 ‘정부와의 정책연대가 어울리지 않는다’는 일부 지적에 대해선 “투쟁만능주의보다는 대화와 협의를 통해 정책을 연대한 뒤 그렇지 않을 땐 투쟁으로 전환하자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명박 정부의 노동정책에 대해선 “지식경제부가 노동자의 해고 요건을 완화하는 노동법 개정을 규제 완화라는 이름으로 노동부에 통보하는 등 지금까지는 문제가 상당했다”고 진단한 뒤 “이명박 정부와 노동정책과 관련된 23개의 정책협약을 맺었고 이것이 실현될 수 있도록 정부와 지속적인 협의를 해 나갈 것이다. 필요하다면 투쟁도 준비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7월 2일로 예정된 민노총의 총파업 결의에 대해선 “이 위원장이 취임 초기 ‘파업을 위한 파업이 아니라 제대로 된 파업을 한다’고 했으니 조합원의 투표율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또 ‘자의적 찬성률 산정’에 대해선 “조합원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집행부가 잘 읽어야 파업에 대한 동력을 실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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