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산'서 총선정국으로 호흡 가다듬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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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의 신정휴가 제1 화두(話頭)는 총선이다.내년 정국의 해법은 총선에서 찾아야 한다.신한국당(가칭)은 물론 金대통령의 일거수 일투족이 총선을 향하게 되고 총선결과에따라 정국의 흐름이 좌우된다.청와대 관계자들도 『金대통령의 구상은 총선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예상한다.
총선구상속에는 후보자 공천은 물론 지역구도 타파와 세대교체 등의 문제도 포함된다.한걸음 더 나아가 정계재편문제까지 검토될수도 있을 것이다.
金대통령이 어느때보다 긴 4박5일간의 신정휴가를 대통령 전용지방휴양시설인 청남대에서 보내는 것은 그만큼 생각해야할 일이 많다는 의미다.
지난10월중순 노태우(盧泰愚)전대통령 비자금사건이 터진이후 5.18특별법 수용을 거쳐 12.12및 5.17 관련자 사법처리에 이르기까지 2개월여를 숨가쁘게 몰아쳐온 탓에 지치기도 했을 것이다.강단있는 金대통령 조차도 전직대통령 두 명을 구속하는 헌정사상 초유의 사태에는 부담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휴식이 필요하다』는 것은 청와대 참모들의 공통된 목소리였다. 金대통령은 이런 난국을 「역사 바로세우기」라는 명분으로 돌파해왔다.그러나 새해를 맞는 현시점에서도 과거사 청산정국은 마무리되지 않고 진행형으로 남아있다.
내년4월의 15대 총선은 金대통령의 정국운영이 또 한차례 국민들로부터 평가받는 자리다.또 새해는 金대통령의 집권 4차연도인 동시에 임기가 2년 남짓밖에 남지 않은 시점이기도 하다.그동안 추진해온 개혁작업에 대한 내실도 다져야 할 때다.
金대통령은 새해에도 역사바로세우기 작업의 지속을 천명하고 있다.그런 맥락에서 金대통령은 국정전반과 신한국당에 대한 새판짜기에 부심할 것으로 보인다.
또 신년 벽두에는 청산정국을 마무리짓고 총선정국으로의 전환을국민들에게 알리는 기회를 가져야 한다.金대통령은 盧씨 비자금 사건이 터진 이후 2개월 이상을 기자들과 만나지 않았다.예정됐던 인터뷰도 모두 취소했다.
그러나 언제까지 국민들과 대화하지 않을 수는 없다.연두기자회견이나 담화문 발표등을 통해 청산정국과 대선자금문제에 대한 金대통령의 견해를 밝힐 것으로 보인다.청남대에서는 이 문제들에 대한 입장정리도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이와관련,金 대통령은 가족들로부터 흉금없는 의견을 듣기도 할 것이며 金대통령이 보유하고 있는 전화명부에서 상당수의 지인들에게 전화를 걸어 의견을 청취할 것으로 보인다.
金대통령의 청남대행에는 부인 손명순(孫命順)여사와 아들 은철(恩哲).현철(賢哲)씨 부부및 막내딸 혜숙(惠淑)씨등 가족들이동행했다.
김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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