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L ESTATE] 2년 뒤 … 역사 주변 ‘역사’가 바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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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서울시는 이 사업으로 주변 동대문 상권의 유동인구가 현재 하루 60만 명에서 70만 명으로 늘 것으로 보고 있다. 연평균 210만 명 정도 찾는 외국인 관광객도 280만 명으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따라 상가 공급과잉으로 위축된 동대문 상권이 활기를 되찾을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동대문 일대 개발 ‘붐’=동대문운동장 개발은 서울시가 도심 재창조 프로젝트의 하나로 2006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서울시는 올해 설계를 확정하고 내년 4월 공사에 들어가 2010년까지 개발을 끝낼 계획이다.

주변 개발도 활발하다. 동대문시장 한복판을 지나는 흥인문로 지하는 쇼룸·공연장·전시관 등을 갖춘 문화광장으로 꾸며질 예정이다. 인근 국립의료원·경찰기동대·미공병단 부지 등은 고급호텔과 컨벤션센터로 바뀐다. 서울시는 이를 통해 동대문시장을 세계적인 관광·쇼핑 명소로 집중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브랜드가 약한 이곳의 상권을 강남 코엑스몰 수준의 고급 상권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 같은 개발 바람을 타고 주변 쇼핑몰들도 변신을 서두르고 있다. 두산타워 뒤편에 있는 케레스타(옛 거평프레야)는 기존 쇼핑몰 운영방식을 버리고 고급 백화점 형태로 재단장해 지난달 말 문을 열었다. 매장은 기존 중저가 브랜드 위주에서 페라가모·구찌·프라다 등의 고급 브랜드 중심으로 꾸며졌다.

케레스타 한근수 주임은 “중장기적으로 20∼40대의 고급 수요가 늘 것으로 보고 매장을 다른 쇼핑몰과 차별화했다”고 말했다.

인근 밀리오레도 현재 혼수매장이 들어선 8층 전체를 고급 스포츠카페나 아웃도어 매장으로 바꾸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상가의 매매가와 임대료의 하락세는 최근 주춤하고 있다. 지난해 말까지 동대문운동장 주변 쇼핑몰은 매물이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매매가가 전성기인 2000년보다 많게는 30% 이상 떨어졌으나 올 들어서는 더 이상 내리지 않고 있다.

이 지역 신한공인 관계자는 “동대문운동장 개발이 가시화하자 점포주들이 ‘완공 때까지 두고 보자’는 태도를 보여 가격 등이 떨어지지 않는다”고 전했다.

◇상권 다시 살아날까=동대문운동장 개발로 주변 상권이 활성화될 것이라는 낙관론이 많지만 비관론도 적지 않다. 주변 개발로 동대문시장의 유동인구가 현재보다 10만 명 이상 늘더라도 주변 상가의 공실이 쉽게 해소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현재 동대문시장의 점포 수는 대략 3만5000여 개로 이 중 20%인 7000여 개 점포가 비어 있다. 여기다 올해부터 주변 맥스타일·굿모닝시티 등에서 새로 7000여 개의 점포가 쏟아질 예정이어서 공급과잉이 더 심해질 수 있다.

2005년 청계천 복원 때처럼 동대문공원 개장 이후 권리금이 올라 임대수익률이 되레 떨어질 것이란 전망도 있다. 동대문운동장 개발이 ‘상권 활성화 기대감 고조→권리금 상승→수익률 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낳을 수 있다는 것이다.

상가정보연구소 박대원 수석연구원은 “동대문운동장 개발로 주변 상권이 ‘쇼핑’ 명소에서 ‘관광’ 명소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며 “그렇게 되면 유동인구 증가가 곧바로 매출 증가로 이어지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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