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밑 3인조 은행강도-사당동 신한은행 출장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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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경찰의 세밑 방범 비상경계령을 비웃듯 대낮 도심 대로변 시중은행 출장소에 3인조 강도가 침입,현금 1,600여만원을 강탈해 달아났다.이들은 영화의 은행전문털이범들을 방불케하듯 불과 59초만에 범행한 뒤 유유히 도주하는 대범함과 신속함을 보였다. ◇침입=22일 낮 12시22분쯤 서울동작구사당1동 신한은행대한송유관출장소.김원태(金元泰.43)출장소장과 행원 등 직원 8명이 창구를 지키며 고객 5~6명을 상대하고 있었다.
『꼼짝마라.모두 엎드려.움직이면 죽인다.』 검은 색 점퍼와 흰색 오토바이용 헬멧을 착용한 20대 2명이 갑자기 침입,한명이 권총을 꺼내 천장을 향해 공포탄 한발을 발사했다.순간 출장소안은 고객과 행원들의 비명소리가 울려퍼졌고 공포의 도가니로 바뀌었다.총소리와 함께 청원경찰 李재철(39)씨가 곧바로 가스총을 뽑아들고 이들과 대치했지만 권총의 위력(?)에 눌려 손을쓸 수 없었다.
다른 범인 한명이 L백화점 쇼핑백에 든 배터리 모양의 물체를번쩍 꺼내들었다.『꼼짝마라.움직이면 터진다.』 ◇범행=행원들과고객들이 모두 바닥에 납작 엎드렸고 모의폭발물을 내려놓은 범인한명이 출납대를 뛰어넘어갔다.범인은 출납대와 행원 책상 서랍에있던 1,740만원을 준비한 검정색 보자기에 집어넣은 뒤 은행문을 박차고 나갔다.
◇도주=청원경찰 李씨가 달아나는 범인들을 쫓아가며 가스총을 발사했으나 미치지 못했다.
돈을 챙긴 범인은 밖에서 망보던 다른 한명이 출장소에서 낙성대 방향으로 10 떨어진 독일빵집앞 인도에 시동을 걸어놓고 대기시켜둔 오토바이에 올라 낙성대쪽으로 달아났다.권총을 소지한 범인은 사당역쪽으로 뛰어 줄행랑을 쳤다.
◇신고=범인들이 권총을 빼든 순간 최관규(35)대리가 방배경찰서 사당1동파출소와 연결된 비상벨을 눌렀다.사건발생 5분이 지나서야 경찰관 3명이 현장에 도착했다.사당1파출소는 출장소에서 불과 1㎞ 떨어진 곳에 있었다.경찰관들이 얼이 빠져있는 행원들과 고객들을 상대로 상황을 파악하는 동안 범인들은 유유히 사라졌다.
결국 경찰은 도주로 차단조차 제대로 못하고 말았다.
◇수사=범인들이 현장에 버리고 달아난 모의 폭발물은 가로12.5㎝.세로12㎝.높이17㎝의 플라스틱 상자로 외부에 전선이 연결돼있었다.
표재용.김태진.이재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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