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북한은 살인겨울"-뉴스위크 최근호 보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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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뉴스위크지 최신호(18일자)는 「살인 겨울」이라는 기사를 통해 북한의 수재피해로 인한 궁핍상을 보도했다.
다음은 이 기사의 요약.
하늘에 구멍이 뚫린 듯 비가 쏟아져 내린 올 여름만 해도 50년간 폐쇄돼온 북한의 장벽이 단지 폭우로 인해 허물어질 수 있으리라고는 아무도 예상치 못했다.금세기 들어 가장 심한 홍수가 발생하자 북한 정부는 마지못해 처음으로 국제 사회에 도움을요청할 수밖에 없었다.
북한 경제의 붕괴를 사전에 막으려고 애쓰는 미국 정부의 지원을 받아 6개 정도의 미국 민간단체가 분유에서 치과 장비까지 수많은 구호품을 전해주고 있다.여전히 외국인을 경계하고 외부 세계와의 인적.물적 교류가 비정상적인 이 나라에서 구호 활동은전투를 치르는 것과 같다.
북한은 홍수로 인해 가뜩이나 부족하던 곡물 수확량이 3분의1까지 줄어 올 전체 곡물 수요의 40%가 모자라게 됐다.새로 문을 연 유엔 세계식량계획(WFP)평양사무소의 책임자인 트레버페이지는 지난 11월말 황해북도 지역을 여행하는 동안『몹시 여윈 할머니들이 논바닥을 기다시피하면서 나물 뿌리를 찾는 모습을보았다』고 말한다.
민간 구호단체인 MAP 아시아지부의 피터 리 조정관은 11월초 황해도에서 얼어붙는 듯한 추운 날씨에 외투도 입지 않고 양말도 신지 않은채 싸라기눈을 맞으며 걸어가는 어린이들을 보았다. WFP의 분석에 따르면 50만명이 이재민이며 그중 5만5,000명은 다섯살 이하의 유아다.홍수로 파괴된 주택 10만가구중 일부는 복구됐지만 많은 새 집들이 11월 현재 창문이 없는채였다. 수해복구에는 수십억 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추산되지만 지금까지 외국 정부들이 지원한 액수는 2,400만달러에 불과하다.『지원 요청은 완전히 무시되고 있다.북한은 현재 세계에서 가장 인기 없는 나라』라고 WFP직원 마이클 로스는 말한 다.
북한과의 긴장 상태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한국과 미국 모두북한에 실질적인 구호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그 결과 올 겨울 한국과 미국 모두 애써 피하길 바라는 북한의 붕괴 위험이 그 어느때보다 커지고 있다.
한편 북한은 의외의 방식으로 외국 구호단체들을 환영했다.적십자 같은 국제 단체들은 농촌 지역에 마음대로 드나들 수 있는 허가를 받았고 트럭과 인력,심지어 평양은행에 계좌를 개설할 수있게 하는등 그들이 요구하는 거의 모든 사항이 수락됐다.
〈정리=고수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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