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산정국' 마무리 나선 여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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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노태우씨 비자금사건이 터지면서 5.17 주모자 처벌로 이어진과거사 청산정국은 언제 끝이 날까. 현재 정치권은 물론 기업인조차 이 문제에 신경을 곧우세우고 있다. 열쇠는 김영삼대통령이쥐고 있다. 김대통령의 결심 여부에 따라 장기화 될 수도,당장마무리될 수도 있다. 현재까지 청와대의 기류로 판단해 볼 때 연말까지는 마무리 될 것같다.
金대통령은 과거사정국을 마무리하는 시점에 개각을 하고 더불어야당과의 대화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김대중(金大中)국민회의총재가 제의한 5자회담에 대해 청와대는『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이원종(李源宗)정무수석은 『과거 4당체제때 정치적 타협으로 적당히 끝내려다 지금 이런 상태가 되지않았느냐』면서『여야 정치지도자들이 만난다 하더라 도 과거사 문제가 어느정도 마무리된 뒤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의 관심사는 정치권 사정과 5.18특별법의 정기국회내 통과여부다.정치권 사정에 대해 여권 내부에서도 매파와 비둘기파가있다.김윤환(金潤煥)신한국당(가칭)대표등 구 여권 출신 인사의상당수는 조기수습을 주장한다.민주계 일부도 그 런 생각에 동감한다. 그러나『盧씨 비자금 사건이후 역사를 바로 세운다는 명분하에 우리 손가락을 자르는 아픔을 감수하면서 여기까지 왔는데 지금와서 중단하면 시작안하느니만 못하다』는 사정 불가피론이 우세하다.그래서 정치권 사정은 내주중 본격화될 것으로 보 인다 강경론 속에서도 사정의 폭에 관해서는 의견이 나뉜다.3,4명선이란 설과 10명 안팎설이 있다.사정대상의 인원이 얼마나 되는지,또 중진급이 포함되는지 여부는 민감한 정치적 함수를 갖고 있다.사정의 폭이 크고 중진급이 포함된다면 국민 회의 金총재와김종필(金鍾泌)자민련총재도 상처를 입기 쉽다.사정이 두 金씨에까지 미친다면 여권의 이런 일정과는 상관없이 파장은 내년으로 이어지게 된다.
한 고위관계자는『정치인 사정은 누구를 대상으로 삼느냐 않느냐는 좁은 시각으로 보지말고 역사적인 큰 흐름속에서 해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충고한다.두 金씨의 비밀계좌를 찾아 드러낸다하더라도 이것이 정치권 사정의 전부가 아니라 한 부분에 불과하다는 논리를 세우고 싶어한다.
금주초부터 盧씨 비자금 사용처에 대한 보강수사의 진행과정속에서 관련 정치인의 윤곽이 드러날 것이다.盧씨에 대한 1차공판이열리는 오는 18일 이전 사용처에 대한 추가발표도 있을 것이다.특별법 통과여부도 판가름날 것이다.22일 전두 환(全斗煥)씨등 5.17주모자에 대한 기소가 이뤄지면 곧이어 개각도 단행될예정이다.
여권 내부에서는 연말까지 과거사 청산정국을 매듭짓는다는데 공감대가 이뤄지고 있다.盧.全씨 문제는 현 내각의 주도하에 끝내고 새 내각은 총선을 담당해야 한다는 논리다.
김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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