全씨 단식투쟁 파문 양측반응-全씨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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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전두환(全斗煥)전대통령의 단식을 둘러싸고 측근들이 내세우는 주장과 나름의 배경이 있다.6일 성명에 나왔던 「5공 정통성 수호」라는 全씨의 공식명분 이외에 이들은 全씨가 단식에 이르게된 감정의 응어리를 전달하고 있다.
全씨가 수감직후 자신의 칭호번호를 보고 『거 참』이라며 처지를 탄식했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전직대통령의 위상과 자존심의 추락을 불같은 성격의 그가 견뎌내지 못한 것은 당연하다. 측근들은 이와 함께 단식의 배경으로 정부와 검찰의 태도에초점을 맞춰 비난하고 있다.7일 이양우(李亮雨)변호사는 합천의강제연행당시를 길게 설명했다.
파자마차림의 全씨는 문앞에 수사관이 와있다는 전언에 『이사람아.아침밥도 안 먹이고 보내나….왔다면 가야지』라며 주섬주섬 옷을 입기 시작했다고 한다.그러나 옷도 채 입기전 수사관이 들어와 그를 연행했다는 게 李변호사의 분노섞인 토로 다.
그는 또 1차 소환불응에 바로 사전구속영장이 발부된데 대해서도 불만을 털어놓고 있다.『전원교체된 검찰 수사팀이 수만페이지영장을 불과 몇시간내에 청구하고 바로 발부되는 상황은 법절차보다 윗선의 정치보복임을 입증하는 것』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한마디로 全씨에 대한 현정부의 태도는 「공포분위기」며 『향후 올바른 변호권등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 단식배경을 이해해달라』는 얘기다.
공식명분인 5공의 정통성수호에 대해 全씨는 『역사의 한 정권을 이끈 내가 반란집단 수괴가 된다면 살 필요가 없다』고 했다.李변호사는 『5공 정통성이 부정된다면 국보위 입법회의에서 만들어진 국가보안법으로 처벌된 사람들도 모두 원상회 복되느냐』는주장으로 이를 보충하고 나섰다.
全씨는 또 『이후 정통성에 대한 어떤 시비도 거부하겠다』고 해 12.12등 검찰의 사안별 조사에 일절 협조않을 뜻임을 내비쳤다.李변호사등 측근들도 7일부터 세부적 질문에는 『초점을 흐리지 말라』며 버럭 화만 내고 있을 뿐이다.
반면 全씨는 『광주문제의 진상은 여야와 현대통령이 철저히 진상규명해 합의를 이루면 어떤 조치도 따르겠다』고 해 5공탄생의원죄(原罪)에는 고개를 숙이고 있다.
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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