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필총재,김윤환대표에 북새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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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김종필(金鍾泌.JP)자민련 총재가 6일 『나는 그만둔다고 할때 분명히 그만뒀다』고 말했다.
김윤환(金潤煥)신한국당(가칭)대표가 5일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을 만난 뒤 사퇴의사를 번복한 걸 꼬집은 것이다.
金총재는 정치적인 민감한 문제에 『좀 기다려』로 일관했다.최근 정국이 온통 뒤집어져 있는 상황에서도 직접 발언하기를 꺼렸다.그런데도 金총재가 『남 얘기하기를 별로 좋아 하진 않지만』이란 전제를 달아가며 金대표를 꼬집은 것은 여러가 지 복잡한 계산이 깔려 있는 것같다.
JP는 『지난 1월 내가 민자당을 나간다고 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과연 그럴 수 있겠느냐고 했지만 결국 약속대로 나오지 않았느냐』고 했다.
그는 68년 박정희(朴正熙)대통령이 공화당 의장일때 견제를 받아 의원직을 사퇴한 적이 있다.71년 국무총리로 화려한 컴백을 한뒤 朴대통령의 후계자로 주목되다 4년만에 스스로 물러난 일도 있었다.
『朴대통령이 71년 고사하던 나에게 국무총리를 맡아달라고 거듭 요청하면서 내가 후계자라는 암시를 했다』는 말도 했다.金대통령이 어떤 말을 해도 권력자가 이용하려는 의도일 뿐 결과를 보장할 수 없다는 충고다.
金대표의 사퇴는 신한국당(가칭)의 해체를 의미한다.특히 보수기득권층의 이반을 의미한다.그렇게 될 경우 최근 사태 진전에 불안해 하고 있는 그들을 보수노선을 분명히 하고 있는 자민련에서 흡수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사실 자민련의원들은 지난 지방선거때부터 金대표를 중심으로 한대구-경북(TK)세력의 이탈을 학수고대해왔다.金대표 중심의 민정계가 이탈하고,이를 흡수할 경우 전국적인 지지기반을 굳힐 수있다는 기대 때문이다.
그러나 JP의 한 핵심측근은 『여당에서는 대통령이 나가라고 하기 전에는 나가기 어렵다』고 말했다.JP가 1월 탈당해 자민련을 만든 것도 金대통령이 같이 하지 않겠다고 결심했기 때문에가능했다는 것이다.또 자진해서 나오기보다는 두들 겨 맞고 팽(烹)당하는 인상을 줘야 동정표라도 얻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자진해서 뛰어나오기에는 시기를 놓쳤다는 것이다.
JP도 그런 사정을 염두에 둔듯 당시 朴대통령의 오해를 살까봐 대통령 주치의까지 동원해 몸이 아프다는 얘기를 전했다는 일화도 소개했다.
전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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