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멘토’ 두고 머리맡엔 ‘경제뉴스 ’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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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호 32면

■망설이지 말고 전담 직원 만들라

‘불완전 판매’ 피해 절반은 본인 책임이라는데

삼성증권 유지명 과장

최정예 프라이빗뱅커(PB)는 과연 어떻게 펀드를 권할까. 삼성증권의 추천을 받아 명동지점 유지명(35) 과장을 찾아갔다. 그는 최근 회사에서 ‘마스터 PB’로 뽑혔다. 빼어난 실력을 통해 확보한 고객 자산이 모두 1000억원이 넘어 웬만한 중소기업 못잖은 금고지기다.

이런 재테크 집사를 곁에 뒀다면 금방 돈이 불 것 같다. 하지만 PB의 문턱은 높다. 유 과장은 불완전 판매의 피해자가 되지 않으려면 “발과 손가락에 용기를 불어넣으라”고 했다. 증권사 지점을 방문하거나 전화를 걸어 “내 펀드 관리할 사람을 붙여달라”고 요구할 때 거부할 곳은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투자자들이 왠지 망설이는데 문만 두드리면 도우미는 줄을 서 있어요. 특히 내년부터 자본시장통합법이 시행되면 1:1 상담이 필수라는 걸 증권사들도 잘 알아요. 점점 많은 직원을 두게 될 겁니다.” 사실 푸르덴셜증권의 ‘푸르락’자산관리 같은 서비스만 해도 가까운 동네 지점에 언제든 들러 노후설계·펀드투자와 관련한 세심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말을 나누면서 그는 탁자에 줄줄이 상담용 재료를 올려 놓았다. 척 봐도 ‘일급 뷔페’였다. 글로벌 펀드시장의 자금 물줄기를 보여주는 신흥시장별 10년간 수익률 매트릭스는 보기에도 탐이 났다. 먼저 유 과장은 “요즘엔 과다한 분산도 문제”라고 했다. 권유에 따라 이 펀드 저 펀드에 기웃거리다 보니 위험관리를 못할 만큼 가짓수만 늘린 투자자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2억원을 16개의 국내외 펀드에 들고 있었는데 중국 비중이 30%를 넘더라고요. 종류도 중국·브릭스·인사이트·라틴·동유럽·인덱스·농산물 등으로 펀드 백화점을 방불케 했어요.”

그는 차근차근 해법을 밟았다. 평가액·투자지역 기준으로 펀드 구성도를 그린 뒤 국내(40):해외(60) 비중을 균형 있게 맞추면서, 향후 시황전망에 맞춰 중복지역을 과감하게 정리했다. 기존 펀드는 동유럽·브릭스 등 5개만 보유하고, 국내 주식형·가치주 펀드와 동남아·글로벌금융주 펀드로 보완했다.

유 과장은 “몰아치기 투자도 여전하다”고 전했다. “펀드를 팔기 전에 먼저 ‘비거리’부터 그려야 해요.” 무턱대고 골프채를 휘두르면 실패하듯 수익률 목표를 확실히 머릿속에 심으라는 얘기다. “예컨대 5000만원을 굴려서 3년 뒤 자녀의 결혼 자금으로 1억원을 만들고 싶다면 연간 15%의 수익률이 필요하고 여기에 어울리는 펀드를 골라 드려요.”

그는 요즘 애물단지인 베트남 펀드도 얘기했다. “짧은 기간에 한몫 쥐려는 투자자들이 거치식으로 많이 들어갔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증시에서도 주도주가 출현해 시장을 리드하듯 펀드에서도 주포가 있고 이걸 집는 게 꼭 나쁜 건 아니다”며 “다만 투자의 과녁과 기간·수익률을 따져서 상담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치 자판기 커피 나오듯 펀드를 파는 금융사 지점이 많습니다. 하지만 고객은 두 다리 쭉 뻗고 자더라도, 직원은 절대 편하면 안 돼요.” 그는 요즘엔 중국과 브릭스의 변동성을 우려하는 고객이 많아 동남아와 중동·아프리카, 중앙아시아 펀드를 섞어서 포트폴리오를 권한다고 했다. 특히 인플레이션이 화두인 요즘엔 고객에게 어떤 전술을 권할까 고민 끝에 역발상으로 물가연동국채를 떠올렸다고 했다. 물가가 오를수록 이자를 많이 주는 상품으로 요즘 부자들에게 인기다. “물가가 5%가량 올랐다는데 이 수준이면 연 9% 수익을 넘볼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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