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재앙’ 그 후 6개월 태안 바다·백사장 살아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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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수원에 사는 김수정(곡반중 2), 이민선(수원 곡선초 5), 박상은(곡반중 2)양이 6일 오후 옛 모습을 되찾은 태안 만리포를 찾아 해변에서 뛰놀고 있다(왼쪽부터). 기름 유출 사고 직후 이곳에서 자원봉사를 했던 김양 등은 “깨끗해진 바다를 보고 싶어 다시 찾았다”고 말했다. [사진=프리랜서 김성태]

6일 오후 충남 태안 신진도 안흥외항 포구의 한 식당에서 주인이 광어 회를 뜨고 있다. 이 광어는 새벽에 태안 앞바다로 조업을 나간 어선들이 잡아 온 생선이다. [사진=프리랜서 김성태]

지난해 12월 7일 기름 유출 사고가 난 태안 앞바다. ‘검은 재앙’으로 불리던 바다는 6개월 지나면서 푸른빛의 제 모습을 되찾았다. 연인원 112만 여 명에 달하는 자원봉사자가 헝겊으로 조약돌을 닦고, 쓰레받기로 해변의 기름띠를 떠 낸 덕에 모래사장도 금빛으로 빛나고 있다. 주민들은 조업과 양식업을 재개하면서 재기의 땀을 흘리고 있다. 4월부터 두 달째 조업을 하고 있는 꽃게잡이 어선 제일호 현두심(51) 선장은 “처음엔 기름 때문에 걱정이 많았지만 이젠 예전만큼의 어획량을 거둔다”며 “태안 수산물이 안전하다는 인식이 확산돼 공급 물량이 달릴 정도로 인기가 있다”고 전했다.

사고 6개월이 지났지만 자원봉사들의 발길은 아직도 이어지고 있다. 검은 기름띠는 보이지 않지만 쓰레기를 줍고 돌멩이를 골라내 해수욕장의 개장을 돕기 위해서다. 6일 만리포해수욕장에서 자원봉사를 한 김수정(15)양은 “올해 초 자원봉사를 왔을 땐 모래사장에 기름띠가 가득했는데 이젠 맨발로 뛰어도 좋을 만큼 깨끗해졌다”며 “오늘 모래에 묻힌 돌조각을 골라냈는데 빨리 해수욕장에서 수용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달 말 만리포에선 자원봉사자들을 초청한 축제가 열리고, 다음달 5일에는 천리포에서 백사장을 맨발로 걷고 뛰는 마라톤대회가 열린다.

태안=신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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