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쿵푸팬더’(5일 개봉) 제작진 제니퍼 여 넬슨(36·사진·左)과 전용덕(37·右)씨가 3일 내한했다. 넬슨은 스토리의, 전씨는 레이아웃의 총책임을 맡았다. 실사영화로 따지면 각각 시나리오 개발과 촬영·연출에 해당하는 일이다.
넬슨은 네 살 때 이민간 재미동포다. 전씨는 1997년 유학간 뒤 미국에서 활동해왔다. 영화를 만든 드림웍스사에서 근무한 지 각각 10년, 5년이 됐다는 이들은 “그 동안 여러 작품을 했지만 ‘쿵푸팬더’의 포만큼 품에 안고 다니고 싶을 정도로 사랑스러운 주인공은 없었다”고 입을 모았다.
‘쿵푸팬더’는 키 120㎝, 몸무게 160㎏의 팬더 포가 국수집을 물려받는 대신, 피나는 수련 끝에 쿵푸의 지존이 된다는 내용이다. 팬더를 비롯해 호랑이·학·원숭이·뱀·사마귀 등 여러 동물이 특유의 권법을 선보인다. 동물마다의 쿵푸 동작을 실감나게 구현하기 위해 이들을 포함한 제작진 전원이 동물생체 전문가를 초빙해 관절의 움직임을 배웠고, 우슈 사범에게서도 쿵푸를 배웠다. 이들은 “애니메이션 팀에 20년 넘게 쿵푸를 수련한 동료가 있어 제작 과정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특히 전씨는 쿵푸를 소재로 한 영화를 되풀이해서 봤다고 한다. “‘쿵푸허슬’ ‘와호장룡’ 등을 보면서 무술의 거칠고 격한 부분을 어떻게 유머로 승화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습니다. 팬더의 지방질이 너무 두꺼워 상대방의 공격이 제대로 먹히지 않는다든지 하는 식으로요. 제 아이들이 볼 영화인데 액션 장면이 폭력성을 띤다면 곤란하다고 생각했거든요.”
애니메이션은 대개 스토리 개발이 절반쯤 됐을 때 배우 캐스팅이 이뤄지지만, ‘쿵푸팬더’는 이례적으로 두 가지가 동시에 이뤄졌다. 영화 속 포의 눈 움직임은 블랙의 눈썹이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 독특한 움직임을 그대로 옮겨놓은 것이다. 이들은 “드림웍스의 전작인 ‘슈렉’보다 훨씬 더 기억에 남는 캐릭터가 됐으면 좋겠다”며 팬더에 각별한 애정을 표했다.
기선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