東歐 기는 우파에 뛰는 좌파-공산당후예들 6개국 정권장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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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동유럽에서 좌파 바람이 점점 거세지고 있다.헝가리.불가리아.
슬로바키아.리투아니아.슬로베니아에 이어 19일 실시된 폴란드 대통령 선거에서도 좌파연합의 알렉산데르 크바스니에프스키가 대통령에 당선됐다.이로써 공산당 후신들은 동유럽 6개 국에서 정권을 장악하게 됐다.
오는 12월17일 의회선거가 실시될 러시아에서도 공산당이 제1당이 될 것이 확실시되고 있어 공산체제가 무너진지 6년만에 동유럽엔 좌파정권 득세라는 민주화의 역(逆)도미노현상이 일고있다. 동구에 몰아치고 있는 좌파 바람의 원인을 한마디로 이야기하기는 쉽지 않다.러시아나 불가리아등 경제개혁의 성과가 미미하고 정치적 혼란이 가속화하고 있는 지역의 경우는 민족주의적 기류의 득세와 경제악화 때문에 좌파 바람이 강하게 불 고 있다.
그러나 헝가리.리투아니아.폴란드 같이 나름대로 경제개혁의 성과가 있는 지역은 훨씬 더 복잡하다.
이 지역은 단순히 경제악화나 실업 증가에 따른 노년층 및 사회부적응층의 옛 공산주의 시절에 대한 향수때문에 좌파 바람이 분다고 말할 수 없다.
폴란드의 경우 투표성향을 보면 20대등 젊은 유권자들은 공산주의자 출신인 크바스니에프스키를 선택했다.경제도 헝가리와 폴란드는 다른 국가에 비하면 무척이나 견실하다.
폴란드는 현재 5% 플러스 성장을 기록하고 있고 이러한 성장세는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인플레율도 연 20% 정도로 낮아졌다.헝가리의 사정은 더욱 좋다.실업률도 10~12% 정도로프랑스나 스페인보다 낮은 편이다.이 때문에 도이 치방크의 전문가들은 폴란드나 헝가리를 아시아의 신흥공업국들과 비교해 설명하기도 했다.
때문에 폴란드나 헝가리등의 좌파 득세는 정책이나 경제의 악화가 원인이라기보다 오히려 지난 6년동안 집권능력을 키워온 좌파의 변신이 국민들에게 호감을 얻었다는 측면이 더욱 강하다.
또 이들의 이념도 이미 과거 좌파와는 근원적으로 달라 오히려70년대 서구 사회민주주의자들과 유사하다고 말한다.
김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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