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 라디오 헤드 서울 공연 내년엔 볼 수 있을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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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영국의 대표적 록 그룹 라디오 헤드.

8월 둘째 주말 일본 도쿄와 오사카를 달구는 서머소닉 록 페스티벌. 아티스트의 수준과 관객 규모(20만 명)에서 아시아 최고의 록 축제로 꼽힌다. 서머소닉은 내년 10주년을 맞아 서울 공연을 추진 중이다. 기간도 현재 이틀에서 사흘로 늘릴 계획이다. 라디오 헤드·콜드 플레이 등 국내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밴드들을 서울에서 만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지난주 방한한 나오키 시미즈(43·사진) 사장을 만났다. 일본 최고의 공연기획사 크리에이티브만을 이끌고 있는 그는 서머소닉 외에, 헤비메탈·펑크·알앤비 페스티벌 등을 개최하고 있다. 회사의 한 해 매출은 60억 엔(600억원)이다.

-서머소닉을 한국에서 볼 수 있게 되나.

“지리적으로 가깝기 때문에 도쿄·오사카·서울을 잇는 삼각축을 만들 수 있다. 우리로서는 새로운 시장 개척이다. 한국 측의 분위기도 무르익고 있다. 적극 검토 중이다. 한국이 포함되면 내년 10주년의 의미도 더욱 커질 것이다.”

-정상급 아티스트들도 한국에 오나.

“그렇다. 내년부터 사흘간 열리기 때문에, 헤드라이너(메인 가수)들이 한국과 일본 무대에 동시에 설 수 있다. 내년에 라디오헤드가 다시 서머소닉 무대에 설 가능성이 크다. 라디오헤드를 서울에서 볼 수 있게 된다.”

-페스티벌이 성공하려면.

“주최 측 노력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관객이다. 한국은 스폰서에 많이 의존하는 것 같은데, 일본은 그렇지 않다. 관객이 스폰서다. 티켓 매출의 비중이 높다.”

-지자체의 협조는 어떤가.

“마쿠하리시(지바현·도쿄 외곽)와 오사카시가 지원해준다. 지역경제에 미치는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올해부터는 마쿠하리(도쿄 공연)에서 캠핑을 할 수 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4회 때다. 라디오헤드가 처음 무대에 올랐다. 라디오헤드를 세우고 싶어 페스티벌을 기획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라디오헤드는 내 꿈이었다. 끈질긴 설득 끝에 성공했다. 라이브는 환상적이었다. 한동안 노래하지 않았던 ‘크립(Creep)’을 앙코르곡으로 했다. 예정에 없던 곡이었다.”

-서태지도 서머소닉 무대에 섰는데.

“2001년 서태지가 한국 가수 최초로 메인 스테이지에 섰다. 일본 관객이 깜짝 놀랐다. 콘이나 마릴린 맨슨 같은 라우드 뮤직을 하는 게 인상적이었다. 이후 후속 활동이 없어 아쉬웠다. 요즘 한국 음악은 댄스·힙합 등이 주류여서, 서머소닉에 섭외하고 싶은 뮤지션이 없다. 한국에도 훌륭한 록밴드가 계속 나왔으면 한다.”

정현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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