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금 충격"심란한 세상살이 울화 술.占보기 늘어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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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노태우(盧泰愚)전대통령 비자금 파문이후 사회 전반에 이른바 「노비(盧비)신드롬」이 확산되고 있다.
정부 시책에 묵묵히 따라주던 서민들이 『대통령이 수천억원을 횡령했다』는 충격으로 공권력을 불신하면서 허탈감을 느끼고 있는것. 노비 신드롬은 ▶민원 시비 증가▶폭음문화 확산▶점술 성행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민원시비=고재득(高在得)서울성동구청장은 최근 일선 직원들에게 『민원인들에게 단속사유를 친절히 설명해주라』는 이색 지시를내렸다.비자금 파문이후 불법주차 및 심야영업으로 적발당한 운전자.업주들이 단속결과에 순순히 승복하지 않아 자 주 마찰이 빚어지고 있기 때문.주차위반을 해놓고도 『수천억 해먹은 盧씨는 왜 가만 놔두면서 힘없는 서민들만 괴롭히냐』며 항의하는 바람에단속이 제대로 안된다는 것.
◇폭음문화 확산=盧씨의 사과성명 발표가 있던 지난달 27일 밤 전국에서 1,600여명의 음주운전자가 적발됐다.
평소보다 4배나 많은 숫자다.盧씨가 검찰에 출두하던 지난 1일에도 여느때보다 50%가량 단속건수가 늘었다.상상을 초월한 부정축재를 하고도 진실한 반성의 빛을 안보이는 전직 대통령을 지켜보며 치미는 울화를 술로 달래려는 사람들이 급 증한 탓이다. ◇점술 성행=서울성북구돈암동 S역술원의 경우 비자금 파문이후 하루 평균 30~40명이 몰려 평소보다 손님이 두배가량 늘었다. 각 서점가에선 혼탁한 세태를 맞아 점술등에 의지하려는 불안심리를 반영한듯 『신이 선택한 여자』『대예언』등 점복서.예언서들이 베스트셀러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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