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KTF 매장 통합 … 합병 첫 단추 끼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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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KT와 KTF가 22일부터 매장을 통합했다. 소비자들은 KT플라자(옛 전화국)와 KTF ‘쇼’ 매장에서 양사의 주요 서비스를 이용하고 요금도 낼 수 있게 됐다.

KT 측은 “유무선 통합 시대에 소비자 불편을 줄이고 결합상품 판매를 활성화하기 위해 유통망을 공동 활용키로 했다”고 밝혔다. 통신업계에서는 이를 양사 합병의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남중수 KT 사장은 지난해 말부터 “KTF와의 합병 등 지배구조 개편을 검토 중”이란 발언을 여러 차례 했다. 그는 3월에도 “올해 안에 KTF와 유통·구매·정보기술(IT) 분야 통합을 마칠 것”이라고 말했다. 유통망 공동 활용이 그 첫걸음인 셈이다.

최근에는 KTF의 유통 자회사인 KTF M&S가 수도권 70여 개 직영점(굿타임 숍)에서 KT의 초고속 인터넷과 일반전화 상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KT는 이 회사에 직접 출자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 중이다. KT 고위 관계자는 “두 회사의 유통조직이 합쳐지면 소비자들은 KT와 KTF가 사실상 ‘한 회사’란 인식을 갖게 될 것”이라며 “비용 절감 효과도 클 것”이라고 말했다.

유통망 통합은 KT 매출 증대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그간 KT는 영업을 텔레마케팅에 의존해 왔다. KT플라자 외에는 고객과 직접 만날 수 있는 ‘거리 매장’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쇼’ 매장과 ‘굿타임 숍’을 활용하면 소비자들에게 자사 상품을 직접 소개하고 각종 프로모션도 진행할 수 있다.

KT가 이처럼 KTF와의 합병을 위한 적극적 행보를 보이고 있는 반면, 경쟁사인 SK텔레콤은 하나로텔레콤 인수 효과를 거의 누리지 못하고 있다.

하나로텔레콤이 고객의 개인정보를 무단 활용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하나로텔레콤 또한 상반기 중 SK텔레콤 매장에서 자사 상품을 판매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인해 일정이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그러나 6월 1일로 예정된 양사 간 결합상품 출시는 그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나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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