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비자금 조성 무궁무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노태우(盧泰愚)전대통령 때문에 재계는 또다시 「비자금파문」에한바탕 휘말리게 생겼다.
『기업인들의 의욕을 꺾는 일만은 없었으면 한다』고 한 盧씨의말이 고맙기는 커녕 『주로 기업인들로부터 받았다』고 한 盧씨의말이 영 켕기는 것이다.
국세청이 파악하고 있는 기업 비자금 조성 방법의 구체적 유형은 다음과 같다.
◇세금 계산서 위조=가장 고전적인 수법.백화점등에서 물건은 실제 사지 않고 영수증만 구한 뒤 그 금액만큼 회계상 비용으로처리해 비자금을 만드는 방법이다.운수업체들은 주유소에서 가짜 영수증을 사 기름 값을 그 만큼 더 쓴 것처럼 속이기도 한다.
제조업체.유통업체들은 자료상에게서 가짜 영수증을 산 뒤 원자재를 더 쓴 것처럼 속이거나 아예 영수증 없는 무자료 상품을 만들어 유통시킨다.
◇리베이트.커미션=기업 뿐만 아니라 금융기관들도 종종 사례비를 받아 비자금으로 쓴다.
◇인건비 조작=정식 직원보다 임시 직원을 많이 쓰는 건설업체들 사이엔 「회사가 망하면 막도장이 열 가마 나온다」란 말이 있다.고용하지 않은 근로자에 대해서도 임금을 준 것처럼 도장을찍은 뒤 돈을 빼돌리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이 른바 「유령 임금」인 셈이다.
◇가격 조작=일부 업체는 하청업체에게 납품 가격을 많이 준 뒤 뒷돈을 받는다.만든 물건을 불량품으로 처리한 뒤 무자료상에게 몰래 팔아넘기기도 한다.
◇이중 장부.거짓 비용 처리=범양상선 사건에서 밝혀졌듯이 리베이트를 받은 뒤 이중 장부를 만든다.일부 해운업체는 운항비를이중으로 계산하거나 거짓 운항비를 비용으로 처리하기도 한다.
◇해외 법인 이용=해외 현지법인이 쓴 비용을 실제보다 부풀리거나 남긴 이윤을 적게 신고한 뒤 현지에서 빼돌리는 수법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