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제조업 해외진출 "잰걸음"-국내환율 변동에 쓴맛 경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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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일본의 제조업체들이 앞다투어 해외생산 비중을 늘려가고 있다.
국내산업 공동화와 실업률확대의 위험에도 불구하고 이들 기업들이해외로 생산거점을 옮기는 이유는 최근 몇년간 환율변동의 「쓴 맛」을 톡톡히 보았기 때문이다.
소니의 경우 주 력수출상품이었던 컬러TV의 국내생산을 올해안으로 완전 포기하는 과감한 조치를 취했다.소니는 30년전부터 TV수출을 시작해 절정기였던 85년에는 컬러TV만 연간 1백50만대를 수출했다.그러나 급격한 엔강세가 시작되면서 코스트삭감을 위 한 해외생산이 늘어나 최근에는 월 약 3만~4만대의 컬러TV만을 북미(北美).아시아국가등에 수출해왔다.
일본 제1의 자동차메이커인 도요타자동차는 지난 4일 해외판매용 자동차의 해외생산비율을 내년까지 65%로 끌어올리며,98년에는 이 비율을 70%이상으로 확대키로 방침을 정했다.도요타자동차의 지난해 해외판매 차량대수는 약250만대였으 며 그 중 해외 생산공장에서 만들어진 것이 48%였다.해외생산차의 비중을늘려나가는 추세는 닛산(日産).혼다(本田)등 다른 자동차메이커들도 마찬가지다.아시아지역을 중심으로 한 일본 자동차메이커들의총해외생산대수는 지난해 486만대로 ,총수출 차량의 31.5%를 차지했으나 오는 99년까지 이 비율은 39.4%(689만대)까지 오를 것으로 조긴(長銀)종합연구소는 추정한다.
컴퓨터관련업계도 치열한 가격경쟁을 이겨내기 위해 해외생산을 가속화하고 있다.최근의 움직임으로는 NEC가 필리핀 루손섬에 설립한 3.5인치형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공장을 본격가동하기 시작했으며 후지쓰(富士通)도 베트남에 컴퓨터부 품공장을 설립,내년 9월부터 조업을 개시한다고 발표했다.
이런 현상은 인건비가 큰비중을 차지하는 중소 부품제조업체들에서도 마찬가지다.교토(京都)에 본사를 둔 자동차및 사무기기용 부품제조업체 「산콜」은 미국 보스턴공장과 중국 선전(深수)공장을 대폭 확장해 2~3년내에 생산물량을 2.5배이 상 늘리기로했다.이 회사는 조만간 인도네시아나 말레이시아에도 생산거점을 만들어 미.일.중.동남아로 연결되는 생산분업체제를 확립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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