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美야구 메이저 첫 선발 등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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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시속 1백60㎞의 광속구를 보았는가.
「코리안 특급」 박찬호(朴贊浩.LA다저스)가 2일(한국시간)샌디에이고 파드레스와의 경기에서 선발로 등판,최고구속 1백58.4㎞를 기록하며 5타자 연속 탈삼진을 기록했다.
다저스의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메이저리그 첫 선발 등판의 기회를 잡은 朴은 이날 특유의 빠른 공과 체인지업.커브를 앞세워파드레스 타선을 3이닝동안 1안타,1실점으로 막아냈다.특히 朴은 이날 5타자 연속 탈삼진과 함께 33개의 투 구 가운데 24개의 스트라이크를 던지며 4사구를 1개도 내주지 않아 문제점으로 지적돼오던 제구력 불안이 해소됐음을 확인시켰다.
朴은 지난 7월 사타구니 부상이후 특유의 하이킥(와인드업하며왼발을 곧게 뻗어 높게 들어올리는 동작)을 하지 않고 세트 포지션에서 다리를 굽힌채 들어올려 던지는 폼으로 바꾼뒤 제구력이안정됐다.
또 메이저리그에 복귀해 데이브 월러스 투수코치의 조련을 받으며 체인지업을 익혀 힘으로만 타자를 제압하지 않고 체인지업을 섞는 완급조절이 한층 좋아졌다.월러스코치는 『찬호의 체인지업은주무기가 아니다.주무기인 빠른 공을 더욱 빠르게 보이게 하는 체인지업』이라고 말하고 있다.
국내에서 슬라이더를 주무기로 했던 朴은 마이너리그에서 2년간버트 후튼에게서 커브를 배운뒤 슬라이더는 던지지 않는다.커브와체인지업이 朴이 던지는 변화구의 전부.
다저스는 이번 시즌을 끝으로 자유계약 선수가 되는 너클볼 투수 톰 캔디오티의 공백을 메울 제1후보로 朴을 꼽고 있다.마지막 경기에서 朴의 투구를 지켜본 피터 오말리 구단주는 『이제 5년연속 신인왕을 기대해도 좋을 것같다』며 朴에 대한 신뢰감을나타냈다.다저스는 92년 에릭 캐로스,93년 마이크 피아자,94년 라울 몬데시가 3년연속 내셔널리그 신인왕을 차지했으며 이번 시즌에도 노모 히데오의 신인왕이 확실시되고 있다.
〈李泰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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