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심한 회장님’ … 코오롱 ‘디테일 경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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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이웅열 코오롱 회장

도넛·비타민제·초콜릿·네잎 클로버·호접란….

이웅열(52) 코오롱 회장이 근래 임직원들에게 즐겨 전달한 선물 목록이다. 그가 ‘마음을 움직이는 감성경영, 고객을 배려하는 섬세함’을 부쩍 강조하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코오롱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달 선물을 가득 실은 1t 트럭을 직접 몰고 경북 구미공장을 깜짝 방문했다. 2004년 직장폐쇄까지 갔던 극심한 노사분규의 장으로, 노사 상생 동행 선언을 한 지 1주년을 기념하려는 의도였다. 트럭에는 도너츠 2000개, 비타민제 1500개 등 여름철 선물이 가득했다. 선물할 냉장고 100대는 이미 도착해 있었다. 이 회장은 이날 호접란을 전달하면서 “‘행복이 날아온다’는 이 난의 꽃말처럼 행복한 일터로 거듭나길 바란다”는 덕담을 나눴다.

이에 앞서 3월 14일 화이트데이에는 전 임직원에게 입냄새 제거제를 선물했다. “사소해 보일지 모르지만 입냄새를 신경쓰는 배려가 모여 큰 성과에 보탬이 된다”는 설명을 곁들였다. 이 회장은 부인이 직접 코팅한 네잎 클로버나 초콜릿을 선물하기도 한다. ‘경기가 어렵지만 우리 모두에게 행운이 가득하길 빈다’거나 ‘에너지를 충전해 주는 초콜릿을 먹고 힘내시라’는 등의 사연을 동봉했다.

이 회장의 선물에는 ‘디테일 경영철학’이 담겼다는 평을 듣는다. 한 직원은 “영업이든 관리든 빈틈없는 일처리가, 고객이든 회사 구성원이든 감동적인 배려가 중요하다는 교훈을 되새기게 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디테일 경영에 관한 번역서를 지인들에게 자주 선물한다. 그는 요즘 자신만의 디테일 경영 목표를 새로 정해 실천한다고 한다. 하루에 임원 한 사람 신상명세 숙독하기, 한 달에 두 번 이상 직원 식당에서 식사하기 등이다.  

장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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